요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생산라인에서는 중국어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중국 시안시대'를 대비해 일부 임직원들이 중국어 특훈에 들어가면서 함께 일하는 중국인 직원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최근 중국 시안공장에 파견할 일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에 착수했다. 퇴근 후 외부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 방식이 아닌 '생활밀착형' 수업이다.
선발된 임직원은 2개월 동안 사내 중국인 직원과 함께 생활하면서 실생활과 업무에 필요한 중국어 회화를 배운다. 별도 프로그램을 통한 학습은 물론 사업장에서 함께 일하면서 현장 중국어를 익히는 방식이다.
삼성이 업무 현장에서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은 그룹 내 외국어생활관에서 진행하는 10일간 합숙 교육이나 별도 강좌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임직원 외국어 능력 향상에 힘써왔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도 2000년대 초부터 교대근무로 일하는 생산라인 임직원을 위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중국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어학 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중국이 단일 시장으로 가장 크고 성장성도 높기 때문에 중국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중국 샨시성 시안공장에서 오는 2014년부터 10나노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삼성은 초기 출자자금 23억 달러(약 2조5900억원)를 포함해 수년간 단계적으로 총 70억 달러(약 7조9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의 중국 투자규모 중 최대다. 여기에는 160여개 삼성전자 협력업체도 함께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