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공정위 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 소관인 대기업집단 공개시스템(groupopni.ftc.go.kr)을 보면 첫 화면에서 기업집단 주제별 조회는 이 포털을 연 2007년 이듬해부터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 SK그룹처럼 대기업집단별로 재무현황이나 계열사간 채무보증, 특수관계인 지분 분포를 볼 수 있는 메뉴지만 5년 넘도록 갱신이 없었다. 같은 첫 화면에 위치한 이 포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마찬가지다. 개설 이후 단 1차례 실시했을 뿐 더 이상 이용자 의견이 수렴되지 않고 있다. 공정위 정책이나 보도자료를 소개하는 메뉴 또한 최대 20개월 이상 방치됐다.
물론 이 포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점도 많다. 가장 근래인 작년 7월 추가된 대기업집단 지분도는 칭찬할 만하다. 애초 제공해 온 정보지만 그림으로 바꿔 보기가 쉽다. 대기업집단 정보 포털이 이처럼 갱신되는 가운데 일부 메뉴가 방치돼 온 데에는 인력 부족 탓도 있을 것이다. 공정위 시장감시국 시장감시총괄과 안에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공시를 맡은 직원은 단 1명뿐이다. 온종일 시도해도 이 직원과 통화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대기업집단 정보 포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데 대해 인력 부족만을 탓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정책은 경제 민주화다. 정부부처 가운데 공정위가 가장 바빠질 것이다. 대기업집단 정보 포털도 마찬가지다. 자본시장법에서 전자공시만큼 중요한 게 공정거래법에서는 이 포털이다. 대기업집단 공개시스템을 만들 당시 "최신 정보를 제때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개선하겠다"고 한 약속부터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