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는 당장 설 특별지원 자금을 늘렸고, 정책금융기관들은 중소·중견기업 관련 조직도 신설하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총 7조원의 설맞이 자금을 지원한다. 이는 지난해 설 5조9000억원, 추석 6조20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규모다. 중점지원대상은 제조업 중심의 기술력 우수기업과 종업원 임금체불 기업이다.
최근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한자리수(9.5%)로 내린 기업은행은 지난해(2조원) 대비 설날 특별자금 지원규모를 1.5배로 늘렸다. 기업은행은 오는 11일부터 중소기업에 3조원 규모의 설날 특별자금을 지원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더 확대된 자금 지원도 검토 중이다. 외국계 은행 중에서는 씨티은행이 지난해보다 3배 늘린, 3000억원 한도로 운영자금 특별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박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중소·중견기업 대상 지원규모를 24조원으로 대폭 늘렸다. 지난해는 21조 5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산업은행은 중견·중소기업을 위한 ‘3%대 특별저금리대출’ 상품을 연장 판매한다. 지난 9월 출시했던 3조원 규모의 3%대 특별저금리대출 상품 한도가 전액 소진된 이후에도 중소기업들의 추가 지원 요청에 지원 규모를 5조원으로 늘려 2월 말까지 지원키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아예 중소기업을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기업성장지원단’을 신설, 수은 내에 산재한 수출 중소·중견기업 지원 업무를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지원단 내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지원하는 ‘상생금융실’이 신설되고 ‘히든챔피언사업실’과 ‘중소·중견금융부’가 직속 배치된다. 기업성장지원단은 무역투자금융본부장(부행장)이 직접 맡는다.
이같은 기류는 정책 세미나에서도 드러난다. 시중은행들의 출자를 통해 운영되는 한국금융연구원은 오는 29일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방향과 금융의 역할’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이번 세미나 역시 박 당선인의 눈높이가 반영된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이 더 수월하게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도록 기업대출 문제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