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화학·디자인 등 표준하도급계약서 제·개정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화학, 의료, 장비도매업종 등에 대한 표준하도급계약서가 제정됐다. 또 새해부터는 기계, 음식료, 디자인업종 등도 개정, 시행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화학, 제1차금속, 의료·정밀·광학기기, 출판·인쇄, 장비도매업종 등 제조업과 용역업에 대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제정하고 기계, 음식료, 섬유, 디자인업종 등 4개 업종을 개정, 보급한다고 1일 밝혔다.

제조업분야 주요 제·개정 내용을 보면, 제조업 특성이 반영된 조항 마련은 허용하나 원·수급사업자가 대등한 계약 당사자로서 거래할 수 있도록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했다.

구체적으로는 6개월 간 원사업자가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하도록 해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에 따른 원·수급사업자간 책임의 균형을 분명히 했다.

기술지도·훈련 등의 비용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명시했다.

지식재산권의 취득도 수급사업자에게 우선키로 했다. 과거 원사업자의 기술을 기초로 수급사업자가 개량 기술할 경우에는 ‘원·수급사업자 공동출원’이라는 관행을 저질러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특허라이센스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내용에 원사업자의 기여분에 대한 보상 규정을 마련하고 수급사업자가 우선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용역업분야의 경우는 유통업(도소매업)의 특성을 반영해 유통거래에서의 권리·의무 관계를 명확히 규정했다.

그동안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자신이 정한 판매가격 준수를 강제하는 경우가 존재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재판매가격유지행위(제29조)에 해당, 이를 금지토록 규정했다. 광고 및 판촉행사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도 금지토록 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1차 금속업종은 안전관리 감독의무 규정을 마련했다. 산업 특성상 수급사업자의 업무 수행 중 산업재해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수급사업자의 안전관리에 대한 감독의무가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것이다.

의료·정밀·광학기기업종은 구체적인 기술자료 임치 규정을 마련했다.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에 따른 기술 자료는 제3의 기관에 임치할 수 있다. 발주자가 있을 경우 원사업자는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임치를 요구하는 경우에 한해 수급사업자에게 기술자료의 임치를 요구할 수 있게 했다.

음식료업종의 경우는 원사업자의 목적물 검사기간 등을 합리화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식품위생 상 신선도가 중요한 냉장제품 등에 대해 원사업자의 목적물 검사기간 및 수급사업자의 발주서 확인기간을 10일 보다 단축할 수 있게 규정했다.

디자인업종에서는 지식·정보성과물의 기술보호가 중요해 관련 내용을 반영시켰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디자인을 무단 사용하지 못하도록 불공정행위를 금지 규정을 마련했다.

아울러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제공 요구·유용행위 금지 규정 외에도 기술자료 임치 규정을 마련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협력국 과장은 “불공정 특약을 무효로 하고, 원사업자의 기술을 기초로 한 개량기술에 대해 수급사업자의 지식재산권을 보장하는 등 원·수급사업자간 거래상 지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규정을 마련했다”며 “제·개정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에 대한 공정거래협약 평가 배점을 상향 조정하고 표준계약서 사용을 확산하기 위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