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제1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를 통해 중계된 육성 신년사에서 “나라의 분열상태를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관계를 진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 전제”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정부 구성을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 속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표한 공동사설에서도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은 대외문제와 관련해 “공화국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확대발전시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세계의 자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핵문제 등 북미관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전당, 전국, 전민이 총동원되어 올해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며 인민생활 향상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농업과 경공업은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작년 신년공동사설에서도 경공업과 농업 부문에서 대혁신을 강조했다.
올해 관심을 끄는 북한의 경제개혁과 관련해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경제지도와 관리를 개선해야 한다”며 “경제관리방법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완성해 나가며 여러 단위에서 창조된 좋은 경험들을 널리 일반화하도록 해야 하겠다”고 지적했다.
김 제1위원장이 작년 ‘6·28방침’을 밝히고 일부 지역에서 경제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시범사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변화가 북한 전역에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제1위원장은 또 “군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길에 강성국가도 있고 인민의 안녕과 행복도 있다”며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방공업부문에서는 우리식의 첨단무장장비를 더 많이 만들어 백두산 혁명강군의 병기창으로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최고지도자의 육성 신년사 발표는 김일성 주석 생전 마지막 해인 1994년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김 주석 사후 북한은 매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동맹, 군 기관지 조선인민군을 통해 ‘신년공동사설’을 게재해 왔다.
정치적 지도력이 부족한 김 제1위원장은 권력승계 이후 헤어스타일과 복장, 북한 주민들과 스킨십 등을 통해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육성 신년사 발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는 조선중앙TV가 이날 ‘실황중계’라고 밝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최근 녹화된 것으로 추정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