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금융위-금감원 어디가 웃을까?

2013-01-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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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출범과 함께 금융감독체제 개편 급물살 탈 듯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당국 조직개편 방향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구성되면서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지기보다는, 어느 한 쪽은 상대적으로 위상이 약화되거나 아예 조직이 분리 흡수될 것으로 관측돼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금융당국 조직개편의 밑그림은 금융위를 금융부로 격상시키거나 독자생존 시킨뒤, 금감원을 분리 흡수시키는 방안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만약 이 내용대로 진행된다면 사실상 금융위는 웃고, 금감원은 울어야 하는 조직개편이 되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대선 전부터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과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 부분을 합쳐 금융부를 만들 것이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인수위는 금융부 신설 여부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위가 금융부로 바뀌는 것을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기구 조직개편과 관련 "판단의 기초로 삼아야 하는 것은 경제정책, 예산정책, 세제정책, 금융정책 네 가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다"라며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5년마다 조직을 바꿨는데 미국은 지난 240년 동안 재무부 조직을 단 한 차례도 바꾼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원적인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금융위 조직개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대선 전부터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재정부 측도 금융부 신설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OECD국가 중 금융부가 존재하는 곳이 없고, 환율을 재정부가 관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금융부 신설의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금융부로 격상되느냐 현 체제를 유지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반면, 금감원은 이원화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다. 금감원 이원화는 건전성 감독기구와 소비자 보호기구로 나뉘는 이른바 '쌍봉형 체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사실상 '금감원 해체'라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이와 함께 금감원 직원들의 공무원화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 한 고위관계자는 "금감원 직원들은 공무원으로 바뀌는 것을 당연히 반기지 않는다"며 "공무원이 되면 급여가 크게 줄어드는 데 좋아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구성됐으므로 곧 금융당국 조직개편 방향도 가닥이 잡히지 않겠냐"며 "아무쪼록 금융업계가 실질적으로 건전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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