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경제민주화 총력…소비자거래법 제정"

사진=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경제민주화의 최우선 과제로서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한 방법을 통한 부의 편법 증여나 상속 등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와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 영역으로 과도하게 침투해 중소서민의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행위를 근절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

1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2013 계사년(癸巳年)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동수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공정위는 대내외적으로 쏟아지는 다양한 요구들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로 대기업집단 시책을 떠올릴 수 있지만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제나 대기업의 불공정관행 개선 등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하는 넓은 안목도 중요하다는 게 김 위원장의 복안이다.

위원장은 새해 정책 과제로 △경제민주화 실현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확대 △소비자 정책 강화 등을 다짐했다. 이는 위원회 업무로 공정위 직원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에 대해) 현행 규제체계를 점검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룰을 만들고 운용해야 한다”며 “대기업집단의 불합리한 소유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점진적이고 자율적인 방법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동반성장과 관련해) 대-중소기업간 공생발전시스템을 기업 생태계에 체화(體化)시키기 위해서는 동반성장 문화 확산, 제도개선, 그리고 엄정한 법집행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동반성장 문화가 미흡했던 서비스업이나 유통·가맹 분야에는 공정거래협약 체결을 확산할 수 있도록 ‘나’만이 아닌, ‘너와 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산업생태계 구축해야한다는 조언했다.

또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방안 마련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원사업자의 부당한 단가인하나 기술탈취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 제재하고, 유통 및 가맹분야에서의 공정거래 관행은 지속적인 ‘정착’이 관심사라고 피력했다.

이 외에도 새해는 소비자 정책이 굳건히 자리를 잡는 해로 법적용의 사각지대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소비자거래법 제정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행정적 제재 중심의 법 집행이 피해를 입은 측에 대한 구제에는 미흡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집단소송제, 징벌적손해배상제 및 사인의 금지청구제도 등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야한다”고 역설했다.


◇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새해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갖게 됩니다만, 올해는 그 느낌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한 세종시에서 낯선 행정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2월하순에 들어설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이 교차하면서 여러분들의 속내도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우리 공정위는 대내외적으로 쏟아지는 다양한 요구들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저는 다양하고 상반되는 여러 선택의 기로에 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걱정도 앞서지만, 그 동안 여러분들이 보여준 열정과 능력을 생각하면 걱정보다는 앞으로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물방울의 힘이 아니라 그 부단함 때문인 것처럼, 32년 전 경제기획원의 작은 조직에서 시작한 우리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금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성장한 것은 오랜 시간 여러분들의 선배들을 포함한 직원 한사람 한사람의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수적천석(水滴穿石)의 마음가짐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힘을 합쳐 이루어낼 공정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각오를 다지면서, 올 한해 우리가 해나가야 할 일들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민주화라면 우선 대기업집단 시책을 떠올리겠지만, 보다 넓게 보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제나 대기업의 불공정관행 개선 등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하는 것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우리 위원회의 업무이고 여러분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먼저, 경제민주화의 최우선 과제로서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한 방법을 통한 부의 편법 증여나 상속 등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와,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 영역으로 과도하게 침투하여 중소서민의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행위를 근절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에 대해서는 현행 규제체계를 점검하여,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룰을 만들고 운용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대기업집단의 불합리한 소유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점진적이고 자율적인 방법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둘째, 대·중소기업간 공생발전시스템을 기업 생태계에 체화(體化)시키기 위하여는 동반성장 문화 확산, 제도개선, 그리고 엄정한 법집행 등 더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간 상대적으로 동반성장 문화가 미흡했던 서비스업이나 유통·가맹 분야에 공정거래협약 체결을 확산함으로써 ‘나’만이 아닌, ‘너와 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시에는, 이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원사업자의 부당한 단가인하나 기술탈취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히 제재하고, 그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유통 및 가맹분야에서의 공정거래 관행을 정착시키는데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셋째, 지난해가 소비자 주권실현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소비자 정책이 굳건히 자리를 잡는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소비자가 주역이 되는 시장 구현을 위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비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며, 소비자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입니다.

상품 비교정보 제공 대상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정보제공 방법도 내실화하여 ‘비교공감’을 소비자정보의 아이콘으로 격상시켜야 합니다. 또한 정보제공 사업이 실질적인 소비문화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소비자 운동을 이끌어 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공정위가 약관법, 표시광고법 등 다양한 소비자 관련법을 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법적용의 사각지대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사업자들의 부당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소비자거래법’ 제정에도 박차를 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자상거래법상 임시중지명령제, 표시광고법상 동의의결제 등 소비자 피해의 원활한 구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차질없이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경쟁당국 본연의 임무인 담합이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등 서민생활과 공정한 기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각종 불공정행위를 찾아내고 시정하는데도 결코 소홀히 하여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그동안 공정위는 균형있는 법집행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여전히 외부의 비판적인 시각이 남아있습니다.

또한 행정적 제재 중심으로 법을 집행하다보니 피해를 입은 측에 대한 구제에는 미흡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올 해는 우리의 법집행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보다 효과적인 운용시스템을 만들어내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및 사인의 금지청구제도 등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제도들을 충분히 검토해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정책과제들을 훌륭히 수행해 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정위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공정위를 바라보는 일부 부정적 시각에 위축되기 보다는, 우리 국민들이 공정위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반증이라 생각하고, 이에 부응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전문성 확보와 철저한 자기 성찰의 자세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늘 강조하지만 우리 위원회 직원들은 그 어느 부처보다도 높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일단 도덕성에 의심을 받게 되면 위원회 전체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므로 스스로가 투철한 윤리의식과 높은 도덕성을 갖추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공정위 직원 여러분. 우리나라는 한 세대 만에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룩한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이런 저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나가면서 동시에 민주주의를 경제 분야로까지 확산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이는 위원회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가진 참으로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숙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와 같은 중요한 시기에 직원 여러분모두가 경제민주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정위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자긍심과 아울러 사명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향수는 발칸산맥의 장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향수의 생산업자들은 가장 춥고 어두운 시간인 자정에서 새벽 두 시 사이에 장미를 땁니다. 그것은 바로 그 시간에 장미가 최고의 향기를 뿜어내기 때문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 위원회가 하여야 할 일이 많고, 또 이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한걸음씩 나아가면 어느 순간 한 단계 더 성숙하고 깊은 향기를 지닌 공정위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가느다란 화살도 여러 개가 모이면 꺾기가 힘들다는 절전지훈(折箭之訓)의 교훈을 생각해 볼 때, 우리 모두가 지혜와 열정을 모은다면 모두가 공감하는 따뜻한 시장경제의 구현 또한 그리 먼 일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올 한해에도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직원 여러분들 마음속에 소중하게 자리잡은 소망들이 현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