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임대사업을 하는 최모(52)씨는 서울 원룸 건물을 지을 돈을 아껴 강원도 횡성군에 있는 소규모 펜션 경매에 도전할 생각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는데다 노후에는 임대사업이 가능한 숙박시설로 활용해 안정적인 임대 수입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본격적인 겨울 스키 시즌을 맞아 스키장 주변 콘도와 펜션은 스키와 스노우 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스키 휴가 계획을 세울 때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숙소 예약이다. 성수기 숙박료는 평소보다 비싼데다 그나마 괜찮은 방을 구하기도 힘들어 골치 아플 때가 적지 않다.
이럴 때를 대비해 미리 스키장 인근 콘도나 펜션을 구입해 두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스키 시즌에는 숙소 걱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스키나 보드를 즐길 수 있으며 평소에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직접 이용하지 않더라도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숙박료를 받을 수도 있다.
스키족이 늘면서 스키장 인근에 위치한 콘도 및 펜션 경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스키 성수기를 맞아 콘도 회원권을 저렴하게 낙찰받아 이용하거나 펜션 사업에 도전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경매시장 침체로 낙찰가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반값 콘도·펜션 경매물건 어디 있나
스키장 주변에 있는 경매물건을 잘만 찾아보면 반값 이하 가격에 콘도나 펜션을 낙찰받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 경기 침체가 지속돼 숙박업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고 대출을 통해 분양받았던 회원권들도 경매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강원도 태백시에 위치한 오투리조트 콘도 전체가 감정가 760억여원에 경매로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콘도는 2회 유찰돼 내년 초에 486억8813만원에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설춘환 알앤아이컨설팅 대표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콘도 회원권이나 입지가 우수한 펜션 등도 매물로 나와 있다"며 "2~3회 유찰된 물건도 많아 잘만 고르면 향후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광휘닉스파크 스키장이 있는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에서는 그린피아콘도(전용 5.55㎡)가 경매에 나왔다. 3차례 유찰된 후 감정가(1500만원)의 절반 수준인 768만원에 경매에 다시 부쳐진다. 입찰은 다음달 15일로 예정돼 있다.
봉평면 원길리에 있는 펜션도 다음달 15일 경매 진행된다. 감정가는 약 2억2300만원으로 4차례 유찰돼 최저가는 9151만6000원이다. 같은날 봉평면 무이리에서는 건물 31㎡, 토지 46㎡ 규모의 펜션이 입찰될 예정이다. 감정가 4800만원에서 4차례 유찰돼 1966만원까지 떨어졌다.
횡성군 둔내면 영랑리에서는 건물면적 795㎡에 토지 20필지 규모의 펜션이 경매에 나온다. 감정가가 약 166억8764만원에 달했지만 4차례 유찰돼 40억원선까지 내려왔다. 입찰 기일은 내년 1월 14일이다. 성우리조트 스키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묻지만 입찰은 금물
가격이 싸다고 무턱대고 법원 경매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경매는 일반 부동산 거래와 형태가 다른 데다 펜션이나 콘도 등은 특수물건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확한 시세 파악과 함께 꼼꼼한 권리분석도 병행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펜션은 가격대가 높은데다가 사업을 잘 꾸려야하고, 향후 용도변경도 쉽지 않은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입지가 우수한 펜션이라고 해도 일단 경매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영업이 잘 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저렴한 가격에도 2~3회 이상 유찰됐다면 근저당 설정 등 권리분석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원권 형태로 거래되는 콘도의 경우 콘도 운영회사 등을 통해 입찰 전 충분한 정보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해당 콘도가 등기부상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지를 살펴야 낙찰되고도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를 면할 수 있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보증금을 반환하는 회원제인지, 재산세를 내며 평생 보유하는 등기제인지 파악하는 것도 필수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