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와 삼성토탈 등이 생산하는 화학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거래 시세가 지난 7월 t당 평균 1391달러에서 9월 이후 1500달러선을 훌쩍 넘어서 고공행진을 지속 중이다.
중국내 테레프탈산(TPA) 신·증설 러시가 이런 현상을 야기했다. TPA는 PX를 원료로 쓰는 화학섬유 중간제품이다. 현재 중국의 TPA 생산력에 비해 아시아 PX는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 가운데 연말에도 중국에선 350만t 규모의 TPA설비가 신규가동을 앞두고 있는 등 신·증설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PX가격이 상승하면서 TPA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3~4월경 국내 삼성석유화학, 삼남석유화학 등 TPA 업체들은 불황 속 원가상승 부담으로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PX와 TPA간 t당 마진폭을 보면 작년 중순 200달러를 넘었던 마진은 올 3월 95달러까지 떨어졌었다. 이후 공장가동 중단사태로 공급과잉이 완화되면서 5월 129달러까지 회복했었지만 재가동 후 다시 급락, 9월 이후 60달러대의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일부 TPA업체들은 최근 또다시 감산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학섬유업계 관계자는 “PX는 2014년까지는 지금의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업황이 워낙 좋다보니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과 중동 등에서 속속 증설계획이 나오고 있어 2015년부터는 공급량이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PTA는 앞으로도 회복이 불투명하다”면서 “다만 중국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연말과 봄의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