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위기, 전기요금 현실화가 대안

2012-11-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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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전력수급 악화에 따른 '제2의 블랙아웃(대정전사태)'의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기요금 현실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낮은 전기요금이 전력 과소비를 부르고, 전력설비를 관리해야 할 한국전력이 적자에 허덕여 노후된 설비를 유지·보수하기가 벅차다는 게 골자다. 김중겸 한전 사장이 전기요금 현실화와 연료비 연동제의 좌절에 따른 불만으로 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전기요금 현실화 논의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이상한파로 이번 동계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업계는 '초비상'이다. 영광 원자력발전소 5·6호기가 가동을 멈춘 데 이어 고장으로 수리 중인 월성 1호기는 언제쯤 재가동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울진 4호기는 1년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예상하는 11~12월 예비전력은 275만~540만㎾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과 12월 예비력은 400만~500만㎾였다. 한파가 극심해지는 내년 1월이면 전력수요량이 급증하면서 예비력이 230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산업체에 대한 강제 절전 등 '초고강도'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또 전력수급 종합대책을 조만간 마련해 이달 중순부터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근원적인 절전대책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구나 오는 2014년까지는 하계·동계 예비력이 지금처럼 간당간당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이 절실한 시점이다. 원가 이하로 판매되고 있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에너지 절약운동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난해 평균 4.5%, 올해 4.9% 전기요금을 인상했지만 산업용 전력은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범국민적인 절전 노력과 함께 내복 입기, 전기코드 뽑기 등의 지속적인 캠페인도 필요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에너지 민주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9·15 블랙아웃 사태는 낮은 전기요금이 전기 과소비를 불렀기 때문"이라며 "가격신호체계 부재, 비합리적인 요금체계로 전력이 과소비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장기 전력수급계획의 실패, 불필요한 정부 규제 등이 또다른 재앙을 낳을 수 있으므로 신속하고 적절한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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