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이 시행된 9월 24일 이후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이며 주변 지역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급매물이 소진되고 나자 전반적으로 거래가 뚝 끊기면서 아파트값이 다시 주저앉고 있는 상황이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팀장은 "한시적인 대책으로는 반짝 효과밖에 얻을 수 없다"며 "연말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단지 중 최대 규모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차 전용 51㎡은 취득세 감면 이후 5000만원 오른 5억9000만원까지 거래가 됐지만 10월 중순 이후 보름만에 다시 2000만원이 떨어졌다.
최근 서울시의 소형 비율 30% 수용으로 재건축이 사실상 확정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49㎡는 10월 중순 7억3000만원을 호가했지만 현재 6억9500만원까지 매물이 나온 상황이다.
개포동 대진공인 김동소 대표는 "취득세 감면과 재건축 확정까지 발표나면서 호가가 많이 올랐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2000만~3000만원 정도 가격이 빠졌다"며 "최고점 때는 11억원을 호가했는데 회복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전했다.
주요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던 강북권 아파트값도 최근 들어 뒷걸음질 치고 있다.
노원구는 거래와 매수세가 없어 하락세다. 월계동 현대 전용 109㎡는 일주일새 3000만원 이상 떨어져 3억45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1단지 전용 59㎡는 한달새 2000만원이 빠져 지난 1일 3억원에 거래됐다.
미아동 한길공인 관계자는 "래미안트리베라1단지 전용 59㎡는 급매물이 2억9000만원까지 나온다"며 "계약서 작성하면서 100만~200만원 정도 더 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7월보다 1억원 떨어진 5억5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입주를 시작한 상도동 상도엠코타운1차 전용 84㎡는 분양가 수준인 6억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급매물은 6억1000만원까지 나오고 있다.
상도동 엠코타운파크공인 이영란 대표는 "현재 입주율이 절반에 못미치고 있고 일반 분양가보다 매매가가 떨어져 있다"며 "일부 개별등기를 통해 취득세를 감면받으려는 실수요자들에게만 문의가 조금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발성 대책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장기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회복이나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 구입 촉진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분배의 형평성·청년실업 해결·금융규제 완화 등 거시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