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결정적으로 불리한 토론상황을 맞지 않았고 군통수권자로서 유리한 고지에서 여러 민감한 외교문제를 놓고 경쟁자와 토론을 벌였다. 이같은 모습은 너무 공격적이어서 좀 경솔해 보이기도 했던 지난 두번째 토론회에서의 모습과도 다른 것이다.
반면 롬니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오바마의 외교 정책을 공격하면서도 큰 점수를 잃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를 제압하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저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상대로 오바마는 자신이 그동안 군통수권자로서 미국을 이끌어오며 오사바 빈 라덴을 제거한 대통령의 업적을 깔고 토론에 임한 모습이다. 롬니를 향해서는 “잘못됐고 위험한(wrong and reckless) 지도자”라고 규정내렸다. 게다가 롬니가 이라크, 국방지출, 자동차 산업 구제 및 러시아의 역할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을 잊지 않고 꼬집었다.
오바마는 “주지사 당신은 역사를 계속 덧칠하고 있군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심지어 오바마는 “롬니가 방금 말한 아무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롬니는 미국을 과거로 회구시키려는 하고 있으며 1980년대의 사회정책에 1950년대의 복지정책, 1920년대의 외교정책을 보유한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롬니가 계속 수세에 몰렸던 것은 아니다. 롬니는 “지금 전세계 어디를 가보아도 4년전보다 미국 경제가 나아졌음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미국의 외교는 강한 경제에서 오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롬니는 토론 초기부터 오바마가 자신의 외교 정책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매파적인 것과 동일시한다며 이는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분에서 롬니는 그렇다면 오바마의 것과 다르면서 자신의 것은 무엇인지를 밝혔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못했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한 롬니는 “오바마 행정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것에 대해 축하한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러가지 오바마의 실정으로 인한 “혼란(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어 놓은)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죽일 수는 없다”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NBC/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긍정적인 요인을 새로이 발견한 것도 이번 선거가 오차범위내 승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두 후보 모두 47%로 동률을 얻었지만, 롬니는 이달 들어 계속해서 여성표를 얻어가고 있고, 더 많은 유권자들이 롬니가 대통령이 되도 편안할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두 질문은 그동안 줄곳 오바마가 크게 앞서왔던 것이었다.
반면 오바마는 첫 TV토론회 이후 빼앗긴 리드를 아직 되찾지 못하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유권자들이 미국 경제는 올바른 궤도에 올라 있으며 앞으로 12개월 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번째 마지막 토론회를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오바마에게 여전히 도전이 남아있다. 역대 대선을 분석해보면, 접전이었던 선거에서는 많은 경우 부동층이 마지막에 도전자를 밀어주곤 했다. 무언가 현 행정부에 못마땅한 것이 있어 마지막까지 마음의 결정을 못하다가 선거날에는 변화를 기대하며 도전자에게 표를 주었다는 설명이다.
롬니에게도 부정할 수 없는 강한 약점이 있다. 그간 토론회에서 아무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할 지라도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주요 이슈에 대해 입장을 바꿔 소견이 약하거나 너무 실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두 후보는 경합지역에서 TV광고 물량전과 유세전을 치열하게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