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영어 한문 남발…당국 실태조사 나서

2012-10-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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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금융업계 각종 상품 및 서비스에 영어 한문 등 외국어가 남발되고 있다. 심지어 기업들의 공시에 외래어 남용이 심각해 금융당국이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 보험 그리고 은행 예·적금 상품에 영어 표기가 일반화 돼 고객들은 서비스 내용을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등 불만이 늘고 있다.

또 일부 기업들의 감사보고서 등에 외래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자 금융감독원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카드업계에서 외래어 사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카드 상품은 ‘지로카드’ ‘잇카드’ ‘에이치3플래티넘카드’‘더레드카드’‘더퍼플카드’‘엠카드’ 등 대부분이 영어 이름이다.

삼성카드는 ‘아메리카익스프레스카드’ ‘카앤모아카드’, 그리고 신한카드는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더프리미어카드’ ‘더에이스카드’ ‘더베스트카드’ 등이 그 예이다.

또 우리은행 ‘매직7적금’ ‘우리예(禮)드림 상조예·적금’ ‘그린적금’, 신한은행은 ‘스마트적금’ '그린앤(愛)생활 적금' '아기플러스적금' '미션플러스적금' 등 외래어 사용은 은행권도 다르지 않았다.

보험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생명의 ‘플래티넘리더스 변액연금보험’, 삼성화재의 ‘통합보험 슈퍼 Ⅵ’, 현대해상의 ‘굿앤굿 어린이 시아이보험’ 등 기본적으로 영어가 섞여있다.

이같은 영어 표기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브랜드 전략에 따라 외래어가 상품 특징과 혜택을 더 잘 전달하는 장점이 있어 영어를 쓰게 되기도 한다”며 “굳이 한글보다 외래어를 선호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체적인 금융권 추세가 상품에 외래어를 넣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글의 뜻을 살려 그대로 상품에 적용한 상품명도 있다. 한화생명의 ‘가족사랑준비보험’ ‘행복과여자예찬연금보험’, 그리고 IBK기업은행의 ‘신서민섬김통장’ 등이 순순 한글만 이용해 만든 상품명이다.

최근 외래어 표기는 기업의 감사보고서에서도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비상장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대해 한글 표기 원칙을 마련하는 등 불필요한 외래어 사용을 없애도록 권고했다.

손정국 한국투자자문화재단 투자자보호센터장은 “공시는 물론 금융상품의 전문용어 사용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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