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담보대출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평균 3~4%p가량 높은 게 사실이지만 담보대출 이용자 대부분은 ‘급전’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아닌 재주식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란 점이 주된 이유다. 1~2%p 낮춘다고 이용자들의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진출한 스톡론(주식담보대출)이 일명 테마주 투자에 활용돼 주식투자자들의 손실을 일으키고 있다는 안팍의 비난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낮출 경우 피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금융당국은 판단 중이다. 금리 적정성을 따질 근거가 되는 원가 공개 파악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17일 금감원 한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 금리 조사 결과 내기가 쉽지 않다”며 “증권사들의 원가 공개를 적정성을 따지기도 어렵고 오히려 금리를 낮출 경우 부작용도 고려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5개 대형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 금리 수준은 연 평균 6~9%대 사이다. 이는 10월 금통위가 결정한 기준금리 연 2.75%와 5~6%p 차이가 난다. 하지만 고객별로, 대출금액별로 차등 금리가 적용되고 대출기간도 달라 기준금리와 차이는 실제 3~4% 수준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대출금리가 높아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이에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말 증권사에 신용대출 이자율 관련 자료를 요구, 수수료 적정적 여부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금감원은 주식담보대출 금리 조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선 주식담보대출 금리가 인하될 경우 투자자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을 이용자 상당수가 고액투자자들로 현 금리 수준이 크게 부담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면 오히려 투기성 투자 수요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스탁론 시장에 대해 집중점검한다고 밝힌 점도 주식담보대출금리 인하를 전제로 시작한 조사에 ‘장애물’이다. 만일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게 된다면 스탁론의 시장이 비대해져 발생하는 문제를 손보겠다던 금감원장 입장에 반해 오히려 스탁론 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또 이미 불황에 빠진 증권업계에서는 주식거래 수수료를 비롯해 대부분의 수수료가 낮아진 상황에서 주식담보대출 금리 인하까지 단행된다면 이익날 곳이 없다는 하소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도 주식담보대출 금리 인하를 단행하겠다는 곳은 거의 없다. 단지 일부 증권사가 고객 유치 차원에서 이벤트성으로 스탁론 금리를 낮추는 경우만 종종 나오고 있다.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주식담보대출금리 인하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대신증권은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