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인 재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16일(현지시간)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유럽연합(EU)의 새로운 구제금융 체제에 맞는 여신한도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 신청을 연기하다가 재정위기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체적인 신청계획을 처음으로 설명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이 구제금융 신청의 첫단계로 최근 출범한 유로안정화기구(ESM)에 대출 한도가 얼마나 되는지 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 관리는 “스페인은 구제금융 신청을 위해 유로존 국가들에게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페인마저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유로화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역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까지 확산될 수 있어 모든 유로존 국가들이 스페인의 구제금융에 대해 찬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EU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않으면 스페인 국채금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높아져 유로화의 안정성마저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7월 24일 7.62%까지 올랐고 16일엔 5.81%를 기록했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유로존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88.2%인데 이탈리아는 123.3%다. 스페인은 72.1%로 정부 부채 비율은 비교적 낮지만 은행권 부실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정크) 바로 윗단계인 Baa3로 유지했다. 그러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유지 이유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스페인 국채 매입 의사 보임 △스페인 정부가 재정ㆍ구조적 개혁 추진 의지 보임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