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어민사망에 中, 의외로 차분한 대응

2012-10-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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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어민이 한국 해경이 쏜 고무탄에 맞아 숨진 사건에 대해 중국측은 예전과 달리 비교적 침착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중일관계가 최악인 가운데 한중관계마저 손상시킬 수 없다는 중국측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외교부가 전면에 직접 나서지 않고 주한 중국대사관을 앞세워 한국에 불만의 뜻을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오전까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대사관은 한국 외교부에 어민 사망 사고의 원인으로 ‘한국 해경의 폭력적인 법집행’을 지목하면서 ‘문명적인 법 집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는 최근 중국이 서해 불법 조업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되풀이된 수사여서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는 평가다. 외교가에서는 이런 점으로 미뤄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이 전면적인 외교전으로 비화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은 한 달 이상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로 일본과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외교 전선이 불필요하게 확대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자국 어민이 사망해 국내에서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강경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형성된 만큼 중국 정부도 한국에 어느 정도 강경 대응하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런 기류 속에서 중국 언론들은 대체로 문제의 어민들이 불법 조업을 했고, 해경의 단속에 칼 등 흉기로 극렬히 저항했다는 한국 측 주장을 상세히 전하는 등 비교적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과거 한중 간에 어업 마찰이 생길 때면 자국 어민들의 불법 조업 사실과 극렬 저항 양상에는 눈을 감고 한국 해경의 ‘폭력적 단속’만 부각시키는 것이 보통이었다.

공격적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설에서 “한국이 총기를 써 중국 어민을 죽이는 것을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중국의 주류 여론은 어민들이 한국 수역에서 모험적인 조업을 하는 것을 지지하지도, 격려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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