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우리나라 ODA는 명목상 총괄단위인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있으나 애초 법 취지와 달리 유명무실한 부처 간 협의회에 그치고 있고, 실질적인 ODA정책은 외교통상부(무상원조), 기획재정부(유상차관)은 기획재정부로 양분된 채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부처별, 자치단체별로 전시성 ODA사업을 벌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지금 같은 ‘총괄 따로, 정책 따로 집행 따로’식의 ODA 체계로는 효과성을 거두기 어려우므로, 기재부와 외통부의 조직이기주의를 깨고 총괄 독립기구를 신설하여 장기적인 국가전략에 입각한 ODA체제로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일본국제협력단(JICA), 외무성, 각종 ODA부서, 일본국제협력은행을 단일화시켜 독립된 장관급 부처를 중심으로 원조정책과 집행을 통합했다.
정 의원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10년 넘게 유상원조가 아닌 무상원조, 구속성 원조가 아닌 비구속성 원조로 기본방향을 잡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중이 0.12%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평균 0.32%의 3분의 1밖에 안되고, 비구속성 원조비율은 43.5%로 DAC평균 84.5%의 절반에 불과(2010년 기준)하다”며 ODA 체질개선을 촉구했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부처합동으로 2010년 ‘국제개발협력선진화방안’을 발표하면서 비구속성 원조비율을 2015년까지 75%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변신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ODA의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며,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소프트파워위원회’가 제시한 ‘공공외교’개념을 ODA에 적용해 정부 간 외교 뿐 아니라, 민간의 창의성까지 포괄하는 질적 업그레이드”를 제안했다.
한편 재정부가 정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최근 1년간 구속성 ODA사업 목록’에 따르면, 2011년 7월~2012년 8월까지 승인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중 구속성 원조사업은 총 1조5109억원이었으며, 이 중 건설공사 비중이 무려 1조1447억원(75.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