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박원석 의원은 5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외사촌 형부(정영삼 씨)가 박정희 정권 시절 정부자금을 투입해 국책사업으로 건립한 한국민속촌을 인수한 뒤, 이를 기반으로 현재 수천억 원 대의 부동산 재벌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후보 외사촌 일가는 10년 전에 이미 자녀(박근혜 후보 조카)들에게 경영권 승계 및 재산 이전까지 모두 끝냈으며, 이 과정에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기 위해 온갖 편법과 탈법을 사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전통문화와 관련한 어떤 경력이나 자격도 없는 정 씨가 국책사업으로 건립된 민속촌을 인수한 것부터 독재정권 하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친인척에 대한 특혜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정영삼씨의 민속촌 인수과정과 건립에 지원된 정부자금의 회수 여부 그리고 부의 승계과정을 면밀히 검토하여 필요하다면 환수를 위한 특별법 제정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한국민속촌은 1974년 개촌 당시 소요자금 14억1200만원을 들여 국책사업으로 건립됐지만 예산소요가 커서 민간 기업인 기흥관광개발(사장 김정웅, 당시 한국고미술품협회 회장)이 7억3200만원을 투자하는 대신 운영권을 주고, 정부가 6억80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민속촌 건립이 민자 유치로 진행됐지만 정부가 건립과 운영 부분에서 깊숙이 개입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당시 기흥관광개발이 사업계획을 교통부에 승인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계법령에 의해 필요한 모든 인·허가를 받도록 하고, 시설물 배치는 문공부에, 시설변경은 교통부의 지도를 받는 것은 물론 건립 후 운영계획(입장료 포함)도 별도 사전승인을 받도록 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한다는 것.
그런데, 민간 투자 주체인 기흥관광개발의 회장 김정웅 씨(당시 한국고미술협회 회장)는 개촌 후 일 년 만에 문화재 보호법 위반으로 구속된다. 회장의 구속으로 기흥관광개발은 자금난을 겪다 76년 10월 세진레이온에 인수된다.
당시 세진레이온 사장이 박근혜 후보의 외사촌 형부인 정영삼씨로 인수당시 기흥관광개발의 자본금은 2억원 가량이었다. 이후 기흥관광개발은 조원관광진흥으로 이름을 바꾸어 지금까지 한국민속촌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정영삼씨의 장남인 정원석씨가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라는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김정웅씨는 당시 문공부가 승인한 한국고미술협회의 회장으로 민속촌 운영의 자격이 있다고 볼 수 도 있지만 정영삼씨는 전통문화와 전혀 관계 없는 섬유산업에 종사하고 있던 사람”이라며 “민자를 유치했다고는 하나 정부가 설립부터 운영까지 관리한 민속촌의 운영권을 맡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인물로 정영삼씨가 민속촌을 관리하게 된 사유는 독재정권의 친인척이라는 것 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민속촌이 조원관광진흥이 소유한 이후에도 고증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개선을 추진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의 관리가 계속됐다. 그러나 79년 10·26사태 이후 사유화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박 의원은 추정했다.
민속촌 지원을 목적으로 시행됐던 취득세 과세면세 혜택이 조례를 폐지하면서 사라졌으며, 민속촌 일부는 골프장으로 변경됐으며 그 골프장이 지금의 남부컨트리클럽이라는 것. 국내에서 회원권 가격이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남부컨트리클럽을 소유하고 있는 금보개발의 대표이사 또한 정영삼씨의 장남 정원석씨라고 박 의원은 밝혔다.
박 의원은 “당시 정부가 지원했던 6억8000만원의 자금의 행방은 불명확하다. 자금이 지원된 1973년과 1974년 당시 한해 평균 세출 예산이 1조6000억원 수준인데, 2012년에 282조원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지금 돈으로 1200억원에 달하는 정부자금이 지원된 셈”이라며 “그러나 민속촌이 사실상 사유화됐다고 추정되는 시기 이후 정부자금의 회수와 관련된 자료는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민속촌이 사유화 된 이후 이를 기반으로 정영삼씨는 재산을 증식, 2011년 말 기준 정영삼씨 일가가 소유한 7개 기업의 총 자산은 4529억원에 이르고, 보유한 토지도 공시지가 기준으로 2932억원에 달한다. 한국민속촌을 기반으로 수천억 원 대로 재산을 증식한 것.
박 의원은 “지원된 정부자금의 회수여부를 떠나, 민속촌은 정부가 전통문화의 발전·계승 그리고 보전을 위해 지은 것” 이라며 “이를 한 개인이 사적 부의 증식 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독재정권의 친인척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당초 민속촌이었던 일부의 부지는 현재 남부컨트리클럽 골프장이 돼 있는데, 이것이 국책사업으로 건립한 민속촌을 사적 부의 증식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단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의원은 정영삼씨 일가의 기업 7곳은 대부분이 자녀들(박 후보의 조카)에게 승계됐는데 그 과정에서 탈세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정황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승계된 기업 중 서우수력의 경우 자산이 431억원에 달하고 보유한 토지도 공시지가로 110억원에 달할 뿐 아니라 부채도 거의 없는 알짜 기업이며 한국민속촌을 소유한 조원관광진흥의 최대주주일 뿐이다.
서우수력의 지분 99.63%를 정영삼씨 장·차남인 원석, 우석씨가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납입한 자본금은 고작 1억원에 불과하고 종업원도 3명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자산가들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아주 적은 자본금으로 법인을 설립·인수해여 그 법인으로 하여금 부동산이나 타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도록 하고 그 회사 주식을 자녀들에게 넘겨주는 이 대표적인 편법 증여의 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확한 것은 국세청이 나서서 확인해야 하겠지만, 탈세로 볼만한 충분한 정황적 증거가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