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호준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공정위 퇴직자 14명 중 10명이 대기업과 로펌, 대학교수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소비자원 등 산하기관에도 4명이 재취업했으며 퇴직 후 재취업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한 달도 되지 않았다.
특히 일부 퇴직자는 퇴직 다음날 재취업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정 의원은 꼬집었다.
정 의원은 “공정위 종합상담과장으로 근무한 A씨의 경우 퇴직 다음날 SK이노베이션 자문으로 재취업했다”며 “소비자과장으로 근무한 B씨는 퇴직 이틀 후 포스코특수강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4월 공정위 경쟁제한 규제개혁 작업단 부단장에서 물러난 C씨는 퇴직 한 달 만에 KT 상무보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
공정위가 지난 3월 KT에 과징금 51억4000만원을 부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적절치 않은 처사라고 그는 지적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전체 구직자(85만5000명) 재취업 기간인 평균 72일과 대조하면 공정위 재취업률이 빠른 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에서도 퇴직 장년층 절반은 12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은 퇴직 공직자들의 전문성을 재활용하는 것을 무턱대고 반대할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만, 엄격한 윤리기준이 없다면 재직기간 동안 노후보장성 재취업을 염두에 두고 대기업 봐주기식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호준 의원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아지면서 경제검찰인 공정위의 위상과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높은 책임감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