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공업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장쑤성 옌청시의 도로모습. 널찍한 도로에 기아자동차의 로고가 곳곳에 배치돼 있는 게 인상적이다. |
(옌청)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 8월말 중국 장쑤(江蘇)성 연안 정중앙에 위치한 신흥 공업도시 옌청(鹽城)시. 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리자 옅은 소금 내음이 확 풍겨온다. 옌청시는 이름 그대로 과거 소금 생산지로 유명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은 운하를 타고 내륙 곳곳으로 운송됐다. 일찍이 기원전 8세기 춘추전국시대때부터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생산했다. 당시 소금은 값이 귀했기에 소금생산이 풍부했던 옌청에는 자연스레 돈이 몰렸다. 그리고 도처에 제염장이 들어섰다. 사마천의 사기에도 “동해에는 해염이 있어 풍요롭다”란 기록이 있으며 당나라시대에는 동남지역에서 가장 풍요로운 지역으로 꼽혀 변방지역 군대예산의 절반을 옌청에서 충당했다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대규모 공업단지였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번성했던 옌청이지만 근대 이후 공업화의 과정에서 소금의 위력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과거의 영화를 되찾으려는 듯 동부지역의 신흥 공업도시로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신흥 공업도시답게 옌청의 거리는 널찍하기 이를데 없다. 도로에는 공사장에 투입될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쉴새없이 달리고 있었고 시내 곳곳에 공장을 지을 터나 건물을 지을 터가 매끈하게 닦여 있다. 옌청시는 장쑤성 연안지역으로 황해에 접해 우리나라나 일본과의 해상교통에 유리하다. 북쪽으로는 포스코의 스테인레스 공장이 위치한 롄윈강(連雲港)시에 닿아있으며 서쪽으로는 저우언라이(周恩來)의 고향인 화이안(淮安) 시, 장쩌민(江澤民)의 고향인 양저우(揚州)시에 닿아있다. 남쪽으로는 타이저우(台州)시와 난퉁(南通)시에 접했다. 그리고 난퉁시를 건너면 바로 중국경제의 심장인 상하이(上海)로 통한다. 고속도로가 잘 닦여 있어 옌청에서 상하이까지는 차로 두시간이면 도착한다.
옌청시는 동부연안지역이라 수출에 용이하며 서남북으로의 교통망이 좋아 내수진출에도 강점이 있다. 기아자동차가 눈여겨본 것도 옌청의 이 같은 지리적 입지였다. 기아차는 이 곳에 제2공장까지 짓고 지난 6월 제3공장까지 착공했다. 자동차공업은 3만개의 부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변에 거대한 부품단지가 동반진출해야 한다. 그리고 대규모 물류시설을 갖춰야 하고 대량의 고용이 창출되는 만큼 산업연계효과가 크다. 이는 고스란히 옌청시의 세수로 이어진다. 옌청시가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기업이 옌청시의 발전에 공헌하는 선순환 구조를 낳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옌청시는 최첨단 친환경 공업도시로 발돋움해 나가고 있다.
본격적 옌청 개발은 성 정부가 2006년 입안한 연해개발전략에서 시작됐다. 옌청내 경제기술개발구와 다펑(大豐)항을 주무대로 한 항만연해공업구와 항구도시 건설이다. 이를 통해 2011년 옌청시의 경제성장률은 13%, 역내총생산(GRDP)은 2760억위안(약 50조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00달러(약 324만원)를 넘었다. 옌청은 2011년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웠다. 2020년까지 GRDP 6200억위안(약 111조원), 1인당 GDP 1만2000달러(약 1382만원)를 달성하고 도시화율을 2010년 48%에서 58%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는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방직, 기계장비, 화학 등 4대 지주산업 집중육성 목표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