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은 실현 가능한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사업계획에 대해 반대만을 고집하면서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사업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롯데산업개발)
31조원에 달하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놓고 1대·2대 주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시행사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의 1대 주주인 코레일(25%)과 2대 주주인 롯데관광(15.1%)은 사업 경영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사업은 드림허브가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에 사업권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AMC는 이에 따라 설계·발주·보상·분양 등 각종 개발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현재 롯데관광개발이 70.1%, 코레일이 29.9%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이다.
그러나 용산철도정비창 토지주이자 드림허브 1대 주주인 코레일과 2대 주주이자 AMC 최대 지분을 보유한 롯데관광이 사업 방식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코레일은 서부이촌동 단계적 보상 및 개발, 자본금 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증액 등을 요구해 왔으나, 롯데관광이 주도하는 이사회는 서부이촌동 통합 보상, 자본금 기존 유지 등을 의결했다.
코레일은 자신들의 의견이 이사회에서 반영되지 않자 이를 롯데관광 때문으로 판단, 지난 13일 드림허브 PFV 29개 출자사에 17일 이사회 개최를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날 안건으로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AMC로부터 철수하면서 롯데관광개발에게 양도한 AMC주식 45.1%를 코레일이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토지주인 코레일이 롯데관광을 불신, 시행권을 되찾아오겠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이에 대해 “AMC 지분을 인수한 뒤 신규 주관사를 영입해 외부 투자자 유치와 금융기관 투자, 선매각 유도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관광 측은 이에 대해 “코레일이 AMC 주식 45.1% 추가 취득시 AMC는 코레일의 계열사로 편입될 뿐 아니라 PFV도 코레일 계열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PFV 차입 규모를 규제받아 향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이사회는 의안 심의에 대한 출자사간의 이견으로 연기됐지만 두 주주간 갈등 심화로 용산개발사업은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용산역세권개발은 코레일 소유 용산철도정비창 터(40만㎡)와 서부이촌동 일대(12만4000㎡)에 초고층 상업·주거·업무시설 23개 동 등 모두 66개 동의 건축물을 짓는 초대형 도시개발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