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은행은 약 1000억 위안(한화 약 17조 6500억원)을 들여 인수할 유럽은행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왕훙장(王洪章) 건설은행 회장의 말을 인용, 건설은행은 현재 유럽 일부 은행이 매물로 나와 적합한 투자대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적당한 유럽은행을 통째 인수하거나 30%∼50%의 지분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왕 회장은 이어 특정 은행은 언급하지 않은 채 “영국, 독일, 프랑스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생각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건설은행은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룩셈부르크에 지점을 개설하고 영업망을 강화하는 등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 은행들의 대규모 해외 M&A에 대해서 전문가·투자자들의 시각은 다소 냉소적이다. 중국 금융권이 해외 M&A를 통해 큰 이득을 본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경우, 지난 2009년 블랙스톤의 지분 3%를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원)에 매입했지만 블랙스톤의 주가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면서 보유주식 대부분을 처분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도 자금부담으로 이어지면서 무리한 해외확장에 대한 경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전체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 잔액은 전분기 대비 약 4% 증가한 4564억 위안으로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맥쿼리증권의 빅터 왕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중국 금융권의 해외진출 결과가 투자자들에게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