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에 대한 청약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과잉 공급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에도 강남권에서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강남권에서 공급된 신규 오피스텔은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위내 마감됐다. 평균 경쟁률 10대 1은 기본이고, 20대 1을 넘는 단지도 적지 않다.
대우건설이 지난 10~11일 청약한 강남2차 푸르지오시티의 경우 최고 2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이 모두 마감됐다.
이는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 수를 통해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7일 개관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을 포함해 사흘간 1만4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파라솔을 설치하고 고객을 유인하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까지 등장해 강남 오피스텔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우건설 분양 담당자는 “지난 6월 ‘강남 푸르지오시티’ 분양 당시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과 입소문을 통해 눈여겨보고 있던 잠재 고객이 대거 나서면서 방문객이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오피스텔 공급 과잉에도 강남권이 분양 불패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말 그대로 ‘강남’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강남권은 교통이 편리하고 젊은층의 수요가 여전히 많아 다른 곳보다 더 나은 수익률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조성근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은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강남권은 임대 수요가 많고 시세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투자 심리 때문에 오피스텔의 분양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단타를 노리고 접근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자들 중에서는 초기에 프리미엄(웃돈)만 챙기고 빠져나가려는 단타 투자자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그러다보니 신규 분양 오피스텔도 계속 쏟아지고 있다.
강남권에는 연말까지 2151실(강남2차 푸르시오시티 포함)이 분양된다. 이 중 강남보금자리지구 안에서만 포스코건설의 ‘강남 더 샵 라르고(전용면적 18~36㎡ 458실)’와 신영의 ‘강남 지웰에스테이트(전용 20~50㎡ 691실)’를 비롯해 총 1600여실 규모의 물량이 분양 대기 중이다. 강남권에서는 올 상반기에도 9개 사업장에서 2482가구가 이미 분양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남권 오피스텔도 과잉 공급이 되고 있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청약 경쟁률이 뻥튀기되기 마련”이라며 “낮은 계약률로 울상인 단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컨설팅팀장은 “강남권 오피스텔의 경우 비싼 분양가 때문에 수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입지뿐 아니라 적정 분양가 여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