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0.4%)보다 더 낮은 0.3%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 성장률 0.9%의 3분의 1수준에 그친 것이다.
여기에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1.2% 상승하는 데 그쳐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제의 절반인 심리조차 악화됐다. 8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9로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각종 지표가 이렇다보니 당국에서 보다 적극적인 통화·재정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이 기준금리(현 3.0%)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HSBC는 기준금리 인하 폭을 0.25%로 보고 있다. 한국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약세이기 때문에 내수 부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노무라도 “올해 한국 수출증가율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0.25%포인트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국고채 10년물까지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두드러진 상태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채권 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동결 전망도 만만치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동결로 금통위 역시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이나 금융·통화 등의 확장적 거시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달이 적절하게 기준금리를 내릴 타이밍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부양에 대한 필요성이 가시화된데다, 9월 소비자물가는 태풍 및 추석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 굳이 미룰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소비, 투자, 부동산 심리가 모두 불안한 상태이므로 급냉되지 않도록 부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