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외 안팎으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를 생산 판매하는 스마트 농가들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과거 농가들끼리 싼 가격으로 경쟁하던 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상품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시대가 왔다는 게 농식품부 측 견해다.
전라남도 신안에서 천일염을 생산해오던 김상석(53) 씨는 최근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는 함초를 천일염에 녹인 ‘함초소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제주도 제주시에서 감귤 농사를 해왔던 박종명(38) 씨 역시 고부가가치 상품에 눈을 돌려 매출 상승에 성공했다.
와인이 점차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감귤와인을 개발한 것이다. 감귤와인은 1kg당 4000원의 생산가치를 유발했던 감귤보다 약 7배(1.2kg 당 3만8000원) 높은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농촌의 생산방식 진화는 연이은 FTA 체결 및 이상기온에 의한 농산물가격 급등락 반복 때문으로 풀이된다. 잇따른 대내외 위협에 농가들이 끊임없는 자체 개발과 연구를 통해 살길 마련을 한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농어촌 스스로가 향토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자력으로 진화를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정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관은 “경제발전에 따라 소비자들이 안전성, 기능성, 삶의 질 향상, 다양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트랜드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농어업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고부가가치 생산체계로 적절히 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쉽사리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농어촌에서도 소비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오랜 불황을 겪으며 생산 패턴이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장려에 의한 귀농·귀촌자 급등도 변화되는 농촌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귀농·귀촌한 이들이 기발한 발상과 함께 농어촌 마을에서 고부가가치 상품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농어촌에 부가가치 상품 생산으로 인한 고소득자들이 점차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농식품부 농어촌산업팀의 한 관계자는 “1차적으로 생산된 농작물의 가격을 올리는 데에는 분명 어느정도의 한계가 있지만 연구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2차 3차 산물의 경우 그 가격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