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눈치보던 유통업계 “매에는 장사 없다”

2012-08-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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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거센 정부 압박에 유통업계 상생 ‘살포시’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유통업계를 향한 정부의 압박 카드가 거세지자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13개 대형 유통업체들은 뒤늦게 상생협력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부의 감시기능 강화와 제재 등 잇따른 회초리를 맞고서야 눈치보기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판매수수료 인하에서부터 신규출점 제한 등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를 해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각종 제재를 가하면서 높았던 대형 유통업체의 콧대가 누그러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강조해왔다. 이에 대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이를 실천하며 글로벌 도약을 위한 신(新)성장동력 발판에 힘을 보태려는 구심점으로 삼았다.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관행은 여전했다.

자발적인 개선 노력은커녕 오히려 중소 납품업체에 판매수수료율이나 대금지급 조건 등 핵심 계약조건이 빠진 '백지 계약서'를 강요하다 적발되는 등 자사 배불리기에만 집중해왔다.

대기업 총수가 직접 나선 부당 내부거래 행위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액션행보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저해하는 유통업계로 집중됐다. MB정부의 동반성장 캠페인에 따라 공정위가 제재와 규제 등의 회초리를 휘둘렀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직접 유통업계에 전해지고 있다는 느낌은 공정위가 참여한 지난 9일 '대·중소기업 유통분야 상생협력위원회' 1차 회의에서 엿볼 수 있었다.

다른 업계나 기관에서도 동반성장, 상생 등을 표방한 단체들을 실현하고 있으나 공정위의 상생협력위원회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업계의 한 목소리다. 이날 '대·중소기업 유통분야 상생협력위원회'는 롯데, 신세계 등 13개 대형 유통업체 임원들이 대거 참석해 출석률이 저조했던 다른 유사행사와는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설득하고 교감하려 해도 매에는 장사 없다는 말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상생위 출범은 공정위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 부처가 포함된 자리로 유통업계 참석 여부도 공정위가 통보했다"면서 "자율적인 방향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경제검찰이 나서야 모양새를 갖추는 대기업들도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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