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때가 더 낫네"… 월주식거래 넉달째 100조 밑돌아

2012-08-07 17:58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세가 사상 최악이다. 월별 주식 거래대금은 4개월 연속 100조원을 밑돌면서 2008년 '리먼 사태' 때보다도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주식거래 수수료 규모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증권가는 속수무책이다. 증시 침체 원인이 유로존 재정위기 및 G2(미국·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같은 대외변수에 있는 만큼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7일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주식거래대금은 전월 90조45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4월 99조3009억원 이후 4개월 연속 100조원을 밑돌고 있는 것이다. 6월에는 주식거래대금이 81조원대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전월 38조1670억원으로 앞서 4월 39조131억원 이후 4개월째 40조원 미만을 나타냈다.

관련기사
이에 비해 지난 2007년 5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월 주식거래대금이 100조원 미만을 기록한 최장 기간은 2009년 1~2월 등 2개월이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9월에도 유가증권시장 주식거래대금은 116조6779억원에 달했다. 이듬해 금융위기 여파가 심화됐을 때도 각각 1~2월, 11~12월 2개월씩만 100조원을 밑돌았다.

주식거래대금뿐 아니라 투자자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신용거래융자금액은 전월 26일 4조533억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앞서 6일에는 3조8078억원으로 줄어들며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위탁매매 미수금도 이달 들어 감소세를 이어가 1일 955억원, 2일 910억원을 기록했고 3일엔 881억원으로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수도 마찬가지다. 앞서 5월 17일 2001만2898개를 기록한 이후 2000만개 미만인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6일에는 1997만2419개를 기록했다.

대외 악재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투자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장을 통해 돈을 벌어 부채를 갚아야 한다"며 "반면 유로존 기업은 되레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면서 돈을 못 버는 구조적인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중국도 불안하다. 경기지표 개선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투자심리를 본격 회복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뿐 아니라 미국, 중국에서도 뚜렷한 호전 시그널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모두가 주식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가 위기에 처한 증권업계를 위해 한시적인 수수료 면제나 협회비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격 업황 회복시까지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부양에 나선 점은 호재"라며 "하지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투자심리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