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의 벤저민 로스키 금융감독국장은 6일(현지시간) “SC은행이 짧게는 6년 길게는 10년간 이란 정부 소유 은행 또는 이란 법인들과 자금 거래를 하며 이중 최대 2500억달러(약 280조원)가 뉴욕지점을 통해 자금 세탁됐다”며 조사를 벌이고 있음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사법부는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과 공동으로 SC은행의 이란자금 불법 거래에 대한 형사 고발도 타진중이다. 당국은 SC은행이 지난 2001~2007년 최소 6년간 이란 정부 은행 및 회사들과 6만여건의 거래를 은밀히 한 것 말고도 미얀마, 리비아, 수단 등 다른 제재 대상 국가들과도 거래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SC은행에 그동안 경영컨설팅을 해준 딜로이트사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됐다. 딜로이트는 지난 2004년 SC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제도상 취약점을 개선하라는 미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고용됐지만, 이란과의 불법 자금 거래에 대한 흔적을 삭제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이란 불법자금 거래에 협조했다는 게 금융감독국의 분석이다.
이란 자금 불법 거래를 놓고 영국 본사와 미국 지사간 등 임원들간에 논란이 있었던 증거도 밝혀졌다. 당국의 발표 등에 따르면, SC은행 미주지역 고위간부는 런던 경영진에게 “이란자금 거래는 은행 명성에 큰 손상을 입히고 심각한 형사상 책임도 따를 수 있다”고 이메일을 보냈지만, 영국 본사에서 온 답신 메일에는 “재수없는 미국인들이 뭔데 우리가 이란과 거래할 수 있다 없다 참견하느냐”고 밝혔다.
이같은 SC은행의 혐의가 확인되면 뉴욕주 은행 면허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국은 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거래를 가능케 하고, 부패 세력들이 미국 금융시스템을 이용케 하는 것들이 바로 이런 불법 금융 거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혐의에 대해 SC은행은 “은행의 과거 미국 규제 준수 기록을 검토하고 그 내용을 미 사법 당국과 논의하겠다”고만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