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감독은 31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여자 하키 조별 예선 2차전에서 영국에 3대5로 패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경기였다”면서 “심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심판의 편파 판정 때문에 한국이 졌다”고 주장했다.
영국 런던의 리버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개최국 영국의 경기에서 한국은 1대3으로 뒤지던 후반 김다래(아산시청)와 박미현(KT)의 연속골로 동점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여세를 몰아 역전을 노리던 후반 26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한국 진영의 서클 근처에서 서로 볼 다툼을 하던 중 한국의 천은비(KT)와 영국 선수의 스틱이 서로 맞부딪치자 심판이 곧바로 페널티 코너를 선언한 것이다.
페널티코너는 골대 14.63m 반경의 서클 내에서 수비수가 의도적인 반칙을 하거나, 공격 선수가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수비자가 서클 안에서 반칙했을 때, 또는 수비가 백라인 너머로 공을 의도적으로 보내는 경우에 주어진다. 예외적으로 수비수가 공격수를 다치게 할 정도로 과격하게 반칙을 하거나 고의성이 다분한 경우 서클 밖이라 하더라도 페널티 코너를 선언할 수 있다.
임 감독은 “천은비의 반칙은 분명히 서클 밖에서 이뤄졌는데, 왜 심판이 페널티 코너를 선언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 심판이 개최국 영국에 편파 판정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 선수들은 심판의 페널티 코너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후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3대3 동점 상황에서 내준 페널티 코너에서 영국의 게오르기 트위그에게 역전골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기울어 패배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케리 영국 감독은 “대답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경기장 가장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경기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 이선옥은 “우리가 항의할 수 있을 때까지 해봤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심판이 계속 그렇게 항의하면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주겠다고 해 더는 어필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영국이 올림픽 개최국이기 때문에 홈 어드밴티지가 작용할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중요한 순간에 이런 판정이 나와서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국 기자들도 서클 밖에서 반칙이 이뤄졌는데 왜 페널티 코너 판정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날 심판의 판정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