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KBS에서 열린 방송3사 합동 토론회의 주제가 마치 ‘박근혜 청문회’라도 되는 듯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은 일제히 박 후보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박근혜 역사관’ 논쟁 = 후보들은 가장 먼저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박 후보의 역사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임태희 후보는 “올바른 역사인식이야 말로 국민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초”라며 “박 후보의 5·16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 어떤 상황이든 항상 지나고 나면 ‘불가피 선택’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만 박 후보의 발언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제 발언에 찬성하는 의견이 50%를 넘었다”면서 “임 후보의 ‘역사인식을 달리하면 통합할 수 없다는 말’은 그럼 ‘50%가 넘는 국민들은 잘못된 국민이니 버리자’는 얘기가 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당시 국민들은 죽지 못해 살 정도로 세계 최고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초근목피로 살아갔고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안보위기 상황이었다”면서 “그럼 그대로 살아야 했는가. 그래서 제가 (아버지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만사올통’이란 말을 아는가. 만사가 형(兄)으로 통하다가 이제는 올케로 통한다는 뜻”이라며 박 전 위원장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에 대한 의혹을 캐물었다.
삼화저축은행 고문 변호사를 지내며 저축은행 로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서 변호사가 최근 극비리에 홍콩으로 출국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저 때문에) 주목을 많이 받다보니 조카가 외국에 연수를 간 것도 도피성이라고 (보도가) 나서 좀 미안한 생각도 든다”면서 “법적으로나 어떤 면으로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벌써 문제가 됐을텐데 알아보니 검찰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바로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형님이 ‘만사형통’이라 수근거리고 지적할 때 박 후보처럼 답했다. 친인척 비리를 지금부터 조심하고 털고 가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후보는 “제가 검찰에 가서 수사를 해달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래서 제가 (친인척비리) 상설특검제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5人 5色 =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선 5명의 후보 모두,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에서 입장이 갈렸다.
경제민주화를 대선 화두로 제시한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경제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공정성은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호만 외치지 말고 법 집행을 통해 확실히 잡겠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을 하고 경제주체들이 공정한 시장경제가 확립된 안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자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후보는 일자리 확충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법인세 면제 등의 혜택을 통해 외국기업까지 유치해서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기업을 제한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국정의 핵심 과제가 경제민주화라고 해서 기업을 범죄시 하면 안 된다. 박수칠 때는 계속 쳐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후보는 “IMF 때 ‘금 모으기’ 운동처럼 두레경제기금 100조원을 만들자”면서 “경제민주화는 가계부채 해결로 풀겠다”고 제안했다.
김태호 후보는 재벌개혁에 대해 “지금 재벌의 권력이 대통령보다 더 세다”며 “입법·사법·행정까지 영향을 미치는 재벌에 대해 브레이크를 달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태희 후보는 “경제민주화 기본 취지에 반대하는 후보가 누가 있겠냐”면서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다. 경제민주화한다고 국밥집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임 후보는 “기업 규제의 관점에서 보면 해법이 없다”면서 “서민의 생활고를 해결해주는 경제민주화 방향으로 논의를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TV 토론회를 포함해 6차례의 토론회와 정책토크 3회, 10번의 합동연설회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