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요금제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버라이즌의 새 요금제가 정답은 아니다”라며 “국내 실정에 맞는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버라이즌 요금제 소비자 부담 커
버라이즌의 새 요금제 '셰어 애브리싱(Share Everything)’은 기존 음성 450분 39.99달러, 900분 59.99달러, 무제한 69.99달러를 무제한으로 통합했다.
데이터는 1기가에 50달러에서 10기가에 100달러까지로 기기별로 스마트폰은 40달러, 피처폰은 30달러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버라이즌의 요금제는 이용자의 선택 폭이 줄어든 것으로 소량 이용자는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며 “너무 극단적인 방안으로 국내 정서상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전주용 박사도 “버라이즌의 요금제는 리밸런싱의 수단 중 하나일 뿐 최선인 것도 아니고 국내 실정상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최근 버라이즌의 새 요금제를 사례로 들면서 데이터 위주 요금제로 가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는 최근의 한 망중립성 관련 토론회에서 “급작스런 변경은 쉽지 않겠지만 데이터 중심으로 가면서 음성을 많이 주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며 버라이즌의 새 요금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정태철 SK텔레콤 CR전략실 전무도 한 토론회에서 “버라이즌 요금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통사들의 입장은 현실화된 데이터 가격을 받고 싶다는 바람으로 풀이되지만 환경이 급속하게 바뀔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미국처럼 요금을 이통사 희망대로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 "데이터 위주 요금제로 연착륙 필요"
현재보다 음성 요율은 낮아지고 데이터는 높아지는 리밸런싱이 필요하지만 소비자 정서상 충격을 감안한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종화 KISDI 통신전파연구실장은 “국내 정서상 리밸런싱에서 올 수 있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요금제로의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TE음성통화(VoLTE) 서비스 등장과 확산을 계기로 데이터 위주 요금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 실장은 “앞으로 음성이 패킷으로 바뀌면서 데이터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만 접속료 부담으로 음성 제공량이 늘어나는 것은 이통사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요금제의 리밸런싱과 데이터 위주로 가기 위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접속료도 고민해야 될 부분으로 접속료를 낮추는 방안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음성이 데이터로 전환되면서 착신에도 과금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그동안 착신 통화에 과금하던 나라들이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음성이 데이터로 통합되는 추세에 따라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접속료가 높았던 유럽에서 통신위원회 권고안이 타사업자의 통화접속 서비스를 위한 투자만 접속 원가에서 인정하는 순수장기증분원가 정산 방식으로 낮아지는 쪽으로 마련돼 접속료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유럽의 낮아진 접속료가 우리나라 수준이어서 사례를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