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현장중국> 中 우루무치‘아름다운 목장’에서 ‘현대화 도시’로

2012-07-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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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자치구를 다녀오다 (상)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로 향하는 남방항공 CZ6912편 창문 아래로 구름조각과 함께 겹겹이 펼쳐진 톈산(天山)산맥이 한 눈에 들어온다. 톈산 산맥은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키르기스스탄에 걸쳐 동서로 뻗은 산맥으로 평균 높이는 3000m며, 길이는 약 2400km에 달한다. 산맥의 남쪽과 북쪽에는 동서 교통의 중요한 통로인 비단길이 있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로 향하는 남방항공 CZ912편이 약 세 시간 남짓 광활한 대륙 땅을 가로질렀을까. 창문 아래로 구름조각과 함께 겹겹이 이어진 웅장한 산맥과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전체 지도의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 어마어마한 면적을 자랑한다. 총 면적 160만㎢로 한반도의 8배 크기에 달하는 규모다. 이 땅은 과거 중국과 서역을 잇는 실크로드의 영화를 간직한 인류문명 역사의 현장이자 있는 위구르족을 비롯한 47개 소수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삶의 터전이자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천혜의 자연보고이다. 중국 국가여유국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 주최로 열린 2012년 제8회 국제 신장관광제를 통해 신장 우루무치, 스허쯔(石河子), 카라마이(克拉瑪依), 카나스호, 투루판(吐魯番) 등 주요 지역을 일주일 간 둘러보았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의 디워푸(地窩鋪) 국제공항 전경. 디워푸 국제공항은 우루무치 도심에서 약 16km 떨어진 교외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베이징, 청두, 시안, 카슈가르 등의 도시와 매일 정기편이 운항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한항공도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인천~우루무치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신장으로 통하는 첫 관문지인 우루무치 디워푸(地窩鋪) 공항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그 웅장함에 압도됐다. 서북부 변방 도시 공항이 커 봤자 얼마나 크겠느냐 얕잡아봤는데 공항 터미널만 세 개다. 가히 중앙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국 서부 교통 요충지다웠다. 이곳에서는 베이징, 청두, 시안, 카슈가르 등의 도시와 매일 정기편이 운항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한항공도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인천~우루무치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우루무치는 오는 2020년까지 공항 터미널을 더 증설키로 했으며, 현재 제2공항 건설 방안도 검토 중이라 전해진다.

실제로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지난 해 우루무치를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서부의 핵심도시이자 중서 아시아의 국제무역 중심 도시로 발전시킬 청사진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GDP는 2020년까지 4200억 위안으로 끌어올리고 인구도 현재의 두 배 가량인 5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우루무치 시내 곳곳에서도 현대화 분위기가 물씬 풍기다. 도심에는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즐비하고 고가도로가 쭉쭉 뻗어있으며 곳곳에서 낙후된 건물을 철거하고 새 빌딩을 짓는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중국의 여느 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현대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우루무치가 위구르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이지만 전원 분위기 물씬 풍기는 목장의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화 도시답게 교통체증도 심각하다. 차들이 겹겹이 줄 지어 서있는 풍경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근래 들어 차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현재 인구 300만명의 도시 우루무치에만 차량 보유대수가 30만대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 간 함께 동행한 안내원 소피아는 갈색 머리카락에 푸른 눈을 가진 중국인 위구르족이다. 소피아는 우리에게 위구르어를 몇 마디 가르쳐줬다. 위구르어로 ‘안녕하세요’는 ‘야허시무스즈’, ‘고맙습니다’는 ‘레흐 멧’이라고 한다. 중국어와는 완전히 다른 생소한 발음이라 따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신장위구르자치구 중심도시인 우루무치 시내 쇼핑센터, 호텔에서 이러한 위구르어를 듣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이곳에서는 한족들이 푸퉁화(普通話)로 이야기하는 게 더 보편화된 듯 하다. 소피아는 “우루무치 인구의 70%가 한족”이라고 귀띔했다. 시내 간판에 중국어와 함께 위구르어가 아래 병기돼 있으니 그제야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왔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밤 10시인데도 우루무치 하늘은 대낮처럼 훤하다. 베이징에서 약 3500km 떨어진 이곳에서도 베이징 시간이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현지 위구르족 사이에서는 베이징 시간보다 2시간 느린‘우루무치 시간’이 따로 통하고 있지만 관공서 학교 등 대부분 공공기관에서는 베이징 시간에 맞춰 운영되고 있었다.

우루무치에 이어 방문한 스허쯔, 카라마이 등과 같은 신장의 여타 도시들도 과거 낙후된 미개발 지역에서 현대화된 신개발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우루무치에서 서북쪽으로 약 136km에 떨어진 스허쯔. 이곳은 중국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産建設兵團)이 황무지를 개간해 건설한 지난 50년 간 개발 끝에 지금은 농업 공업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 현대도시로 발돋움하면서 ‘고비사막의 야광주’로 불리는 도시다.

신장병단군간박물관
신장생산건설병단은 공산당 혁명 시기의 인민해방군을 전신으로 하는 신장 지역의 독특한 군대식 경제 조직이다. 인민해방군은 1949년 국민당으로부터 신장 지역을 넘겨받은 후 10만명의 군인을 신장 지역에 파견해 생산건설병단을 설립했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은 신장 지역의 황무지 개간과 방위를 담당하는 국가 조직으로 이 지역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産建設兵團)의 군간제일련(軍墾第一連 황무지개간의 최전방). 이곳에는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신장에 주둔하며 황무지를 개간하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관광객들이 신장 지역 군대의 황무지 개간의 역사를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의 중심지는 바로 이곳 스허쯔시에 위치해 있다. 덕분에 스허쯔시에는 신장생산건설병단의 황무지 개척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설립한 소위 ‘홍색 관광지’가 곳곳에 설립돼 있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의 신장 지역의 황무지 개간 역사가 고스란히 전시된 신장병단군간박물관(新疆兵團軍墾博物館),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신장에 주둔하며 황무지를 개간하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관광객들이 신장 지역 군대의 황무지 개간의 역사를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군간제일련(軍墾第一連 황무지개간의 최전방)이 대표적이다.

또한 스허쯔(石河子)시에서 북쪽으로 97km 떨어진 곳에는 ‘사막 위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퉈링멍포(駝鈴夢坡 낙타방울꿈 언덕) 사막생태 관광지’가 있다.

스허쯔(石河子)시에서 북쪽으로 97km 떨어진 곳에는 '사막 위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퉈링멍포(駝鈴夢坡 낙타방울꿈 언덕) 사막생태 관광지'
중국 신장생산건설병단은 메마른 이곳 구얼반통구터(古尔班通古特) 사막 위에 총 길이 100km, 넓이 80m 규모의 녹색 생태림을 조성함으로써 황량하던 사막을 생기 넘치는 경관으로 조성했다. 사막 위의 ‘녹색 오아시스’로 불리는 퉈링멍포 사막생태관광지는 지난 2011년 9월 22일 중국 국가 4A급 관광지로 지정돼 중국 스허쯔를 대표하는 생태 관광지로서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로 부를 쌓은 중국 부자도시 커라마이시 전경.
우루무치에서 서북쪽으로 약 300km 거리에 위치한 커라마이(克拉瑪依)도 현대화 면모를 자랑하는 신장의 대표적인 개발도시다. 커라마이는 위구르어로 ‘검은 기름’이라는 뜻이다. 커라마이는‘블랙골드’로 불리는 석유로 부를 축적한 대표 부자 동네 중 하나다. 지난 2010년 말 기준 커라마이시 인구 1인당 GDP는 12만 위안으로 신장 내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주요 도시 중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름도시' 커라마이시 주변 곳곳에는 석유시추기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석유 도시답게 커라마이시 주변 곳곳에서는 석유시추기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커라마이시 도심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는 커라마이시가 석유도시임을 보여주는 ‘헤이요우산(黑油山 검은기름산)’이 있다. 이곳은 커라마이시의 석유 관광을 대표하는 경관지로 이곳에선 땅 깊은 곳에서 솟아나온 칠흙 빛깔의 투명한 원유가 샘처럼 고여있는 장관도 볼 수 있다.
헤이요우산 입구

이처럼 신장 곳곳의 도시들은 척박한 땅을 일궈내 현대화 개발을 꾀하며 과거 실크로드의 번영을 되찾는 데 온 힘을 쏟아 붓고 있었다. 지난 2000년부터 10년 간 중국 정부가 제창해 온 ‘서부대개발’의 축소판을 이곳 중국 서북부 변방지 신장에서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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