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숲을 조망하는 데 익숙한 경제부처 수장의 자리에 있지만, 숲 속 나무 한 그루와 옹달샘의 아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현장으로 나갔다.
전임 윤증현 장관이 재임기간 2년여 동안 가진 현장방문을 1년 만에 넘어설 정도다. 소위 말하는 발바닥에 ‘땀이 날’정도로 뛰어 다닌 셈이다.
국제무대에서는 19만511km를 이동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를 비롯한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년 사이에 지구 4.75바퀴를 돌았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장관은 현장 행정을 실천했고, 우리나라의 대외 위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년 동안 지구 4.75바퀴…‘IMF 원조국에서 주요 출자국으로’
박 장관은 지난 1년 중 39일, 한 달 이상을 국제무대에서 보냈다.
특히 지난 4월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알렸던 성과로 꼽힌다.
당시 박 장관은 우리나라와 영국, 싱가포르, 호주의 공동참여 성명을 주도해 지지부진하던 국제통화기금(IMF) 재원증액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했다.
특히 IMF의 재원 확충에는 한국의 150억 달러 지원 약속이 ‘분수령’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진에서 출자 가능 금액으로 100억~150억 달러를 제시하기는 했지만, 박 장관이 나서 최고액을 선뜻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IMF 원조국에서 주요 출자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한국은 15년전 구제금융을 받은 후 근본적 변화를 이뤘다. 세계경제가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할때 중요한 기여국이 되는 수준으로 발전한 것을 지켜보니 기쁘다. 찬사(tribute)를 보낸다”는 내용의 감사 서한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중국·일본과 잇따라 통화스왑을 체결했고, 올해 5월에는 아세안+3 의장국으로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규모를 2배 확대해 우리나라의 대외 안전망을 강화했다.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했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올해 4월에는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재정과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며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린 바 있다. 박 장관 임기 안에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책상머리가 가장 큰 전봇대’…현장·간담회 84회, 회의 207번 참석
박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민생을 챙기기 위해 현장방문 및 간담회 등 일정을 84회나 가졌다. 중소기업·외국인투자기업 등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산업단지를 방문하는가하면,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했다.
전임 윤 장관이 2년4개월동안 가진 현장방문·강연이 123회였던 것을 감안하면 박 장관의 왕성한 현장방문 행보를 가늠할 수 있다.
박 장관은 또 국무회의, 위기관리대책회의, 비상경제대책회의, 물가관계장관회의 등 각종 경제정책 회의에도 총 207번 참석했다. 휴일을 빼면 하루 한 건 이상의 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또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자 총 131회에 걸쳐 브리핑에 모습을 드러냈고, 총 1010건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박 장관은 국민들과 페이스북으로도 소통했다.
‘페친(페이스북 친구)과의 대담’이라는 온라인 정책간담회를 개최해 물가와 일자리 등 댓글창을 통해 들어온 질문에도 실시간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SNS 장관’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박 장관의 페친은 현재 6160명으로 1년새 100배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