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대선 구도는 민주 대 반민주로 잡혔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새누리당을 주축으로 한 보수세력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안철수 서울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의 진보·개혁세력으로 나뉘어진 것이다.
민주당 우상호 최고위원은 11일 “5년전 대선 때도 우리는 당시 이명박 후보보다 박근혜 후보를 선호했다”며 “박 후보의 경우 경제라는 중첩된 영역보단 독재 대 민주라는 구도가 명확히 잡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구도에 따라 여야는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연대 파트너 통합진보당 구당권파가 연루된 종북세력을 겨냥 맹공을 퍼붓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민주당이 종북세력의 자양분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 “5.16 구테타에 대한 의견을 말해야 한다” “유신체제의 독재자 딸이 또다시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면서 맞받아쳤다. 독재적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대응이다.
여기에 복지문제, 반값 등록금 등 민생 현안을 놓고도 여야는 정책대결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뜨거운 논란속에서도 친박진영은 여유로운 게 사실이다. 이날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은 38%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안 원장은 23%,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10%에 머물렀다. 양자 대결에서도 박 전 위원장은 안 원장을 9%포인트 앞서고, 문 고민을 22%포인트 앞섰다. 이는 최대 오차허용범위(5.6%) 밖에서 박 전 위원장이 이기고 있는 것이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야당이 박정희 정부를 공격하면 여권도 결속한다”며 “박 전 위원장의 ‘독재자의 딸’ 이미지는 부정적 요인이지만 이미 알려진 것이고 검증받아 국민의 35%이상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바람은 대선 구도를 좌우할 마지막 변수로 꼽혀진다. 그러나 아직 미확정 변수여서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대화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정치학)는 “안 원장 본인이 정치행보에 나설 준비가 안된 상태다. 안철수 변수가 대선을 좌우할 유력변수인 것은 맞지만 어떻게 작동할지 두고 봐야 한다”며 “인물 변수와 함께 돌발 쟁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