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상임고문은 여야 대선후보를 통틀어 가장 깊고 다양한 정치·행정 경험을 했으며. 이론과 실제에 모두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념적으로도 합리성을 지닌 중도진보 인사라 외연 확대의 여지도 많다. 대선후보로 무엇 하나 빠질 게 없는 손학규. 그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일단 그의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은 3~5%선에 불과하다. 대선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나라당 출신이라 당내 조직이 취약하고, 국민들로부터는 '철새'라는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 지난 17대 대선 때도 당내 경선에 나섰으나, 대선후보로 선택받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올해 대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손 상임고문의 강점과 극복해야 할 과제는 과연 무엇일까.
◆ 손학규, 준비된 대통령… 차별화된 ‘정치·행정적’ 경쟁력
손 상임고문은 대중의 인기는 높지 않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정치·행정 경험이 대선주자로서 경쟁력을 확인시켜주며, '알 만한 사람들'로부터는 견조한 지지를 받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정치를 시작한 손 상임고문은 학생운동 출신임에도 보수·중도 진영의 안정적 지지를 받으며 정치에 입문해 중요 행정적 경험을 쌓았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양강구도로 흘러가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불만을 품고 탈당했으나, 정치권에서는 정치인으로서 대중적 인기보다는 그의 정치적 역량에 집중했다. 정치적 이념노선에서 봤을 때 그가 진보진영에서도 입지를 닦을 만한 데다, 여타 후보에 비해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지녔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지난 2010년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을 때는 비민주계 출신으로 당대표로 선임됐음은 물론 이어진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를 누르고 경기 분당을에서 승리를 거두며 최근의 정치지형 변화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승부사로서의 기질도 확인했다.
4·27 재·보선에서 승리했을 때는 대선 지지율이 15%까지 치솟으며 야권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항마로 거론되기도 했다. 또 복지논쟁에 불씨를 댕기며 바람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손 상임고문은 미약한 당내 입지를 '영향력 있는 당대표'로 바꿨고, 민주당 변화의 핵심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해 야권 통합과정에선 총선 불출마를 통해 '통합 완성자' 및 '기득권 포기'라는 명분을 쌓았고, '합리성'을 중심으로 뭉친 야권의 유일무이한 텃밭을 구성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최근 4년새 민주당의 가장 안정적인 시절은 손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던 1년여"라면서 "여권과의 정국 주도권 다툼이나 정책적 상충이 첨예했음에도 이해관계 조정과 선명성 경쟁에서 앞서나갔다"고 평가했다.
유력한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원장이 정치 및 행정 경험이 전무하고, 문재인 상임고문도 청와대 경력을 제외하면 초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손 상임고문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다른 야권 주자에 비해 이미 검증된 후보로 국민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수도권·중도층 지지도 강점
손 상임고문은 지역적으로 수도권, 이념적으로 중도보수·진보를 모두 아우른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표가 가장 많이 집중된 수도권과 최근 1~2년새 확장된 중도층을 붙잡을 수 있다면 대선 승리도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한나라당 출신인 손 상임고문이 박근혜 위원장의 보수 골수표를 상당 부분 끌어안을 수 있고, 지역표를 초월했다는 점은 손 상임고문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무계파 성향이 강해 당내 주류로 떠오른 친노계와 구(舊)민주계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손 상임고문의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이 지난해 4·27 재·보선 때 15%까지 치솟았으나 안철수·문재인 등장 이후 3~4%대로 떨어진 점도 그의 주된 지지층이 중도진영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의 전통적 지지층이 안 원장과 문 상임고문으로 옮겨갔을 뿐이지, 그가 대선주자로 나설 경우 폭넓은 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