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심부름꾼 자처할 것“(종합)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퇴임 후 하나금융 경영에 자문 외에 직접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김 회장은 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소금융 사업은 연임 발령 후 당분간 더 노력하겠지만 하나금융은 경영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신 그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치며 "앞으로도 하나금융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다"면서 "현재로서는 헤지펀드 등 다른 기관에 가서 일을 하겠다는 생각도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김정태 하나은행장을 대신할 후임 행장과 공석이 될 사장에 대해서는 “다음 주 경발위를 통해서 행장과 사장을 확정할 예정이며, 김정태 행장의 의견을 살려서 선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하나카드와 외환카드 합병과 관련해 김 회장은 “IT와 카드 문제는 가급적 빨리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빨리 정리하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하면서도 “하나가 외환은행의 지분을 57% 가지고 있고, 또 하나SK카드는 51%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논의과정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우리금융 사업의 발전과 관련해 그는 “과거에는 한국의 국가신용도가 낮은 상태라 금융산업의 발전도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제 본 궤도에 들어갈 때가 됐으며 우선 법률체계부터 글로벌 스탠다드에 서서히 맞춰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메트릭스 체제에 대해서는 “매트릭스 체제 도입의 핵심은 고객의 입장에 맞추는 것”이라며 향후 그같은 목표를 통해 더 발전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회장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작년 3월 말, (계약을) 6개월 연장하자 했을 때 론스타가 대폭 중간배당을 해서 정말 이 딜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임금격차에 대해 그는 “양 은행간의 임금격차의 차이는 구성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외환은행은 행원의 비중이 20%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인원 나누기 임금을 할 경우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의 이사들과 주주들, 그리고 직원들이 공익사업에 많이 협조한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당부했다.

이어진 기자단과 만찬장에서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로 이제 신한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외환, 우리 둘 중 하나를 M&A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고 해도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외환을 선택할 것”이라며 외환은행 인수결정을 흡족해 했다.

함께 참석한 김정태 행장은 자신의 후임과 관련해 "젊은 CEO론 이야기가 언급돼 회자되는 것 같다"면서 "하마평이 많이 도는 사람과 인사결과가 맞으면 그 인사는 잘 한 인사”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윤용로 은행장은 이번 외환은행 인사에 대해 최대한 영업력을 최우선시 했다면서 외환은행의 영업력 회복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또 하나은행, 외환은행 해외 점포 통합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등의 사례를 들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이르면 5일 등기임원 추천기구인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를 열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김정태 하나은행장과 지난 1월 사임 의사를 밝힌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의 후임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행장 후보로는 김승유 회장의 '젊은 CEO론'에 힘입어 이현주(53) 리테일영업그룹 부행장과 김병호(51)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또 지주사 사장에는 임창섭(58) 하나금융 부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