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는 건안문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조조가 문학에 심취해 있었던 만큼, 많은 문인들이 시를 짓고 풍부한 저작활동을 할 수 있었다. 건안문학은 중국 후한(後漢) 헌제(獻帝)의 연호인 건안(建安)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이 시기에 활동을 했던 문인들의 저작을 통틀어 건안문학이라고 한다.
허난성 허창시 조승상부 주건물 2층의 부시루에 있는 조조 3부자의 동상모습. 조조(가운데), 조비(오른쪽), 조식 3부자는 건안문학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
허창에 있는 조승상부 기념관 건물 2층에 오르면 부시루(賦詩樓)라는 곳이 있다. 이 곳에는 건안문학을 설명하고 당시 활동했던 문인들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해 놓았다. 책으로만 봐왔던 작품들을 역사적인 사진, 그림들과 함께 감상하게 되니 느낌이 새롭다.
건안문학의 최고봉은 흔히 삼조칠자(三曹七子)라고 불리는 열명 문사들의 작품이 꼽힌다. ‘삼조’란 조조와 그 아들인 조비(曹丕)와 조식(曺植)을 칭한다. 특히 조식의 칠보시(七步詩)는 이 시를 지음으로 인해 조식이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와 함께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명작이며, 건안문학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부시루에서는 칠보각(七步閣)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칠보시를 기념하고 있다. 과거 위나라 황궁을 재현해 놓은 장소에서 일곱 걸음을 걸으며 시를 읊조리는 데 성공하면 기념품을 주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조식의 칠보시를 소개해 본다.
煮豆持作羹, (자두지작갱. 콩을 삶아서 콩죽을 쑤고)
漉菽以為汁. (녹숙이위즙, 삶은 콩을 걸러 즙을 만드네)
萁在釜下燃, (기재부하연, 콩줄기는 솥 밑에서 타고 있고)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콩은 솥 안에서 흐느끼네)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본래에 한뿌리에서 태어났으되)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어찌 이리도 세차게 지져대는가)
허난성 허창시 조승상부 주건물 2층의 부시루에는 건안칠자의 초상화와 각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
삼조칠자의 ‘칠자’는 건안칠자(建安七子)를 칭한다. 건안칠자는 조조 부자 밑에서 활약한 문학 집단 가운데 특히 뛰어난 문인 7인을 가리킨다. 건안칠자로는 공융(孔融), 완우(阮瑀), 서간(徐幹), 진림(陳琳), 응창(應瑒), 왕찬(王粲), 유정(劉楨)등이 있다.
공융은 공자의 20대손으로 조조와 함께 동탁토벌군에 참가하기도 한 당대 유력한 정치인이기도 했다. 문학적으로는 건안칠자 중 왕찬과 유정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조칠자는 5언시를 발전시키고 서정적인 문학을 꽃피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부시루에서는 이들 건안칠자의 인물화와 그들에 대한 소개, 그리고 그들의 작품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