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되풀이되는 시멘트·레미콘 업계 분쟁, 양보만이 살 길

2012-01-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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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의 끝나지 않는 싸움이 올해도 시작됐다.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는 매년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두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여왔다.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분위기다.

지난달 말 쌍용양회·동양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 업체는 시멘트 가격을 t당 평균 6만7500원에서 7만7500원으로 1만원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 업체에 보냈다.

지난해 t당 평균 5만2000원이던 시멘트 공급 가격을 30% 인상한 데 이어 15%를 더 올리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 1만원을 인상하면 1년도 안 돼 원료값이 50%가량 오르는 셈이다.

이에 전국 700여개 중·소 레미콘 업체 대표들은 오는 31일 대책 회의를 갖고 집단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부진한 업황으로 극박한 상황인 만큼, 최악의 경우 생산 중단에 들어가는 강경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 가격이 30% 인상됐지만 레미콘 가격은 수도권 지역에서만 3% 올랐다"며 "15%가 넘는 인상분은 어디서 보상 받아야 하나.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업체와 건설 업체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빠져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레미콘 사업은 시멘트-레미콘-건설업체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구조다. 시멘트 가격은 레미콘 원가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레미콘 가격도 올려야 한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건설업체 중 레미콘 가격 상승을 수용할 업체는 거의 없다. 시멘트 가격이 오를 때마다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사이에 분쟁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현재 무려 20여개의 중견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와 레미콘 수요가 크게 줄어들 거란 전망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갈등이 심해지면, 양측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 이제는 함께 살 궁리를 해야 할 때다. 시멘트·레미콘 업계의 양보와 소통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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