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절도 및 횡령 사건에 연루된 직원을 내보내며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협회 사정에 밝은 인사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13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직원 A씨의 퇴직에 따른 위로 합의금으로 1억 5000만원을 주는 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31일 사직처리된 A씨는 지난해 11월 8일 새벽 타 부서 사무실에서 축구용품을 훔치다가 발각됐다. 이후 A씨는 사직 압력을 받게되자 협회의 비자금 조성을 비롯한 각종 비리와 관련된 의혹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 9일 협회 임원진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A씨에 대해 '1주일간의 직위해제 후 재심에서 징계수위를 결정한다'는 가벼운 처벌을 하는 데 그쳤다.
A씨는 2006년 축구협회에 입사해 1000억원 대의 예산을 다루는 회계 담당자로 일해왔다. 네 차례에 걸친 인사위원회와 조사위원회에선 A씨가 법인카드 사용액에 따라 환급되는 돈(사용액의 0.2% 정도)을 기프트카드로 바꿔 개인적으로 쓰는 등의 비리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사직 처리했다. 2009년 한 차례,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489만원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내용이 공유되지 않았고, 회의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임원진은 그동안 카드회사로부터 환급된 포인트가 얼마인지 제대로 확인조차 못하고 있었다"며 "형사고발을 통해 피해액을 추징해야 하는 데 오히려 돈을 주고 내보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