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거나 겨울철 폭설이 내리면 운전자는 터널 내 고립될 수 있다. 실제 2009년 1월에 내린 폭설로 의왕터널에서 운전자들이 2시간 이상 고립된 적이 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도내 터널 내 교통사고 건수는 연평균 121건으로 사상자는 3,699명에 달한다. 이로 인한 터널 내 교통 혼란은 병목현상을 야기하며 고립된 운전자에게는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다.
운전자 고립을 막기 위해서는 교통정보를 전달하는 방송시설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경기도에 위치한 터널 207개 중 12개는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가 관리하는 터널 21개 중 방송시설이 없는 곳은 6개나 됐다. DMB 시청을 위한 중계기 설치는 전무했다.
반면 채널선택 증폭방식은 특정 주파수만 제공하기 때문에 잡음 없이 깨끗하게 송수신할 수 있다. 하지만 운전자가 사전에 주파수를 알지 못하면 신속하게 방송을 청취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빈미영 연구위원은 교통사고와 재난발생에 대비하여 터널을 건설할 때부터 라디오 방송 등 방재시설을 설치기준에 맞게 갖출 것을 주장했다. 현재 국토해양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터널은 연장길이에 따라 4등급으로 구분되며, 등급별 방재시설 설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추후 신설하는 터널은 약한 방송신호로도 중계가 가능하고, 디지털 전환 후에도 조정이나 설비추가 없이 사용가능한 방식으로 시공해야 한다. 광대역 방식으로 운영 중인 터널 중 수신이 약한 경우에는 채널선택 증폭장치를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대부분의 차량에 DMB가 장착된 점을 감안해 터널 안에서도 DMB 중계기를 설치하도록 중앙정부의 관련법 제정과 지침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운전자가 터널 내에서 잡음 없이 송수신되는 라디오 주파수를 알 수 있도록 터널입구와 내부에 안내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