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SK텔레콤과 SK텔레시스는 책임을 떠넘기는데 급급했다.”
SK텔레시스에서 출시한 아우라폰을 사용하고 있는 김준현(가명·35)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SK텔레콤 인천 서비스센터를 찾은 김 씨는 그곳 센터장으로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가 수리를 맡긴 아우라폰에 대해 “원래 하자가 있었던 제품 같다”며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를 하던지 SK텔레시스에 가서 해결하라”라고 말한 것이다.
SK텔레시스가 지난해 9월 휴대전화 사업을 접으면서 김씨처럼 제대로 된 사후 수리 서비스를 받지 못해 불만 쌓인 고객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3월 아우라폰을 구매했다.
하지만 구매한지 한 달 남짓 한 사이 전원이 켜지지 않는 증상이 발생해 인터넷에서 가까운 수리 가능센터로 검색된 SK텔레콤 인천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이후 김씨는 지난해 12월까지 5차례 단말기 이상으로 인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이 기간 중 메인보드가 2차례나 과열로 손상되어 수리기사의 조언대로 충전기를 새로 교체하기도 했지만 단말기는 채 1년을 버티지 못했다.
SK텔레콤 유·무상 서비스 기준에는 동일한 원인으로 고장이 4회까지 발생할 경우나 서로 다른 원인으로 고장이 5회째 발생한 경우는 제품 교환 또는 환급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김씨에게 서비스 기준은 적용되지 않았다.
김씨는 “SK텔레콤은 환급 대신 유상 수리를 요구했다”며 “제조사인 SK텔레시스는 항의를 아무리 해도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SK텔레시스는 휴대전화 사업철수를 이유로 서울 구로와 구의지역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센터의 문을 닫아버렸다.
서비스센터 통합 후 SK텔레시스는 수리인력 감소로 수리소요 기간이 최소 1주에서 최대 2주가량으로 늘었지만 김 씨에게 관련 내용은 물론 이후 보상 절차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결국 김씨는 SK텔레시스를 통한 해결을 포기하고 SK텔레콤에 거듭 항의해 지난해 12월 단말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환급을 약속받았다.
환급까지는 1개월이 걸린다는 SK텔레콤의 설명에 따라 김씨는 이달 현재 환급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시스 관계자는 “휴대사업 정리로 해당 내용에 대해 답변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업 후발주자인 SK텔레시스는 지난 2010년 아우라폰을 출시해 5개월 만에 17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200억원 적자에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인 리액션, 윈 등의 실패까지 겹치면서 사업정리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세티즌, W폰 카페 등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K텔레시스의 무책임한 사후 수리 서비스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사용자는 “사업 철수 후에도 2∼3년간 고객 서비스를 유지한다더니 3개월 만에 서비스센터를 없애면 어떻게 단말기를 사용하란 말이냐” 고 지적했다.
SK텔레시스는 휴대전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밝힐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