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와 그 캐디가 퍼트라인을 보고 있다. [사진=미국 골프위크] |
그가 위로는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아래로는 강성훈 배상문 노승열 사이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롱 런’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쳐야할 점이 있다.
지난주 열린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4라운드. 중계방송을 보던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는 “선수들이 슬로 플레이를 하는데 지겨웠다. 슬로 플레이어들은 그들의 플레이가 느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슬로 플레이는 투어의 골치거리다. 추방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이 때를 놓칠세라 미국 폭스스포츠 인터넷판에서는 로버트 루세틱 칼럼니스트의 말을 빌려 미PGA투어에서 횡행하는 슬로 플레이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30㎝도 안되는 거리의 퍼트에서 마크를 하고, 60㎝거리의 퍼트를 남기고 퍼터를 세워 눈을 감고 보는 측량추(plumb-bobbing) 방식을 하며, 샷을 하기 전 몇 차례나 망설이고, 매샷 풀잎을 날려 바람을 체크하고…. 프로들뿐 아니다. 그들의 경기를 보고 난 아마추어들도 따라서 한다. 그래서 한 라운드에 5시간30분이 걸리는 슬로 플레이가 만연한다.
미PGA투어에서 슬로 플레이로 유명한 글렌 데이는 그래서 ‘글렌 올(all) 데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그 외에도 슬로 플레이어는 많다. J B 홈스, 웹 심슨, 잭 존슨, 조너선 버드, 션 오헤어, 파드리그 해링턴, 벤 크레인, 세르히오 가르시아, 그리고 다수의 스웨덴 출신 골퍼들이 그 범주에 든다. 다혈질인 로리 사바티니가 지난 2005년 한 대회에서 크레인과 슬로 플레이 문제로 언쟁을 한 것은 유명하다.
폭스스포츠는 “그 가운데서도 케빈 나는 가장 느리다. 많은 동료프로들이 그를 고질적인 ‘슬로 플레이어’로 규정하고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케빈 나는 샷을 하는데 규정시간(40초)을 초과하고, 퍼트하는데도 자신의 차례가 되고 나서 60초를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한다. 선수는 기괴한 동작으로 시간을 끌고, 그의 캐디는 선수의 웨지를 받아들고 측량추를 하며 시간을 지체한다.
도널드의 지적으로 올해 미PGA투어에서 슬로 플레이가 줄어들 지 의문이다. 팀 핀첨 투어 커미셔너도 슬로 플레이는 개개인의 에티켓 문제라며 피해나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도널드의 지적은 슬로 플레이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하다.
그 논란의 중심에 케빈 나가 있다. 케빈 나는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그가 2승, 3승을 거뒀을 때 더 많은 동료와 팬들이 박수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