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업자금사정지수 최대폭 급락… ‘역대 최저치’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올해 1분기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500개사를 대상으로 ‘1분기 기업자금사정지수(FBSI ; Business Survey Index on corporate Finance)’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망치가 ‘79’로 직전 분기에 비해 13포인트나 하락하며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09년 3분기 최초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자 가장 큰 낙폭이다.

자금사정 악화 이유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매출감소’(65.0%)를 꼽았고, 다음으로 ‘제조원가 상승’(19.7%), ‘수익성 감소’(14.5%), ‘대출 축소’ (0.8%)를 꼽았다.

대한상의는 “국내외 경제환경 악화로 인한 수출과 내수 증가세 둔화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향후 유럽발 재정위기, 가계부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안요인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2분기 중 자금난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자금사정지수는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된다. 100을 넘으면 전분기에 비해 해당 분기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87) 보다는 중소기업(78)이, 업태별로는 제조업(84) 보다는 비제조업(74)의 자금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의 경우 전년도 4분기에 ‘99’로 최초로 기준치인 100 아래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1분기 전망이 ‘87’로 나타나 대기업의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금조달 시장 상황에서는 1분기 전망치가 ‘89’로 전분기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조달 항목별로는 주식(97), 회사채(96), 기업어음(95), 제2금융권(91), 은행(89) 모두 기준치인 10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과 관련한 애로사항으로는 ‘금리부담’(78.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까다로운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16.9%), ’매출채권 회수 부진’(3.0%), ‘외환 변동성 확대’(1.3%)를 꼽았다.

재무상황은 ‘86’으로 전망됐으며, 수익성은 ‘86’, 현금성 자산은 ‘94’로 조사됐다. 전분기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로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한상의 권혁부 금융세제팀장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느 때보다도 여유치 않다”면서 “금리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큰 만큼 정책 결정시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고, “특히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도록 신용보증 확대, 총액대출한도 증액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