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11일 개봉한 '마이 웨이'는 영화입장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에 따르면 5일 예매 점유율 4.7%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6위에 해당한다. 누적 총관객수는 186만 5594명이었으며, 5일 당일 입장관객은 오전 11시 15분 기준으로 2935명이었다. 눈에 띄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태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1000만 관객이 불러 모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상태라면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순제작비 280억원, 홍보마케팅 비용까지 합산하면 3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마이 웨이'는 개봉 초기부터 관심을 모았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 동원을 일궈낸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이 다시 뭉쳤으며, 일본 톱스타 오디기리 조와 중화권 톱스타 판빙빙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합작품 못지않은 화려한 배우진과 한국형 블록버스터 시장을 개척한 강제규 감독의 작품이란 점에서 관계자 뿐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마이 웨이'는 강제규의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에 비교되며 갈수록 관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 2003년 작인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속도와 비교해도 너무 차이가 난다.
강제규 감독의 최신작 '마이 웨이'의 제작사와 홍보사는 이를 만회하려는 듯 오디기리 조와 장동건을 앞세워 무대인사를 여는 강행군이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대중이 '마이 웨이'를 멀리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마이 웨이'의 내용이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와 달리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기엔 너무 멀리 있다.
1000만 신화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6.25를 배경으로 형제의 우애와 전쟁의 비극을 절묘하게 녹여냈다. 주인공 이진태를 맡은 장동건은 동생을 사랑하는 형의 따스한 마음을 표현하며 성숙된 연기를 선보였다. 서로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란 배경은 관객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좋은 장치였다.
하지만, '마이 웨이'는 스케일이 크다. 1940년대 일제치하에 있던 한국을 시작으로 백군과 적군으로 나눠 투쟁을 벌이는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 노르망디까지 배경이 바뀐다. 주인공 두 사람의 기구한 운명을 표현하는 장치지만, 너무 멀리 나간 인상을 지우지 못한다.
장동건의 연기도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와 비교하면 극과 극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이태준으로 분한 장동건은 동생 이진석(원빈)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이다. 마지막 전투장면에서 동생을 잃자 복수를 위해 북한군으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악의 화신 그 자체였다. 미남배우 장동건의 원시적인 연기는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였다.
이에 반해 '마이 웨이'에서 장동건의 연기는 평면적으로 그려진다. 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장동건은 준식의 캐릭터가 처음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발언했을 정도였다. 강제규 감독이 그린 준식은 어려운 상황에도 마라토너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집에 두고 온 아버지와 동생을 그리워하는 장면은 영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죽어가면서도 타츠야를 위해 군번줄을 바꾸는 준식은 남을 배려하는 착한 인물로 그려진다.
결국 이런 설정은 '마이 웨이'가 친일영화라는 조롱어린 비평을 듣게 만들었다. 강제규 감독은 타츠야와 준식을 통해 한일양국의 화해를 시도한다. 하지만, 아직 일본은 위안부와 독도영토 분쟁 등 민감한 사항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는 의도는 좋았으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관객의 외면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