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3일 오후 페럼타워(서울시 중구 수하동) 페럼홀에서 진행된 케이블채널 KBS Prime의 '지식기부콘서트N' 녹화를 진행 중이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맞은 이별로 둘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제자에 대한 스승의 사랑은 여전히 깊었다. 앞날 창창한 제자를 지켜주지 못한 데에 가슴아픈 마음을 비추며 그의 부활을 빌고 있었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감독 김성근과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의 이야기이다. 지난 8월 18일 SK 구단의 감독직 경질로 감독 자리에서 내려온 지도 이제 4달 반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김 감독은 아직도 김광현을 애틋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를 방송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야구의 신이 말하는 21세기 프로정신과 리더십'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김 감독은 "김광현을 2군에 보낸 것은 자기가 맞고 나서 박경완을 쳐다보는 자세를 고치고 오라고 보낸 것"이라고 김광현을 잠시 2군에 내린 이유를 밝히며 "모든 일은 자신이 행동한 데에 따른 결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광현에 대해 "김광현을 올해(2011년) 쓸 생각이 전혀 없었다. 2012년에 쓰고 싶었는데 2012년 되기도 전에 내가 잘렸다"며 "결과는 보는 대로다. 김광현은 올해 올라오면 절대 안 됐다. 순간을 보면 필요하나 길게 본다면 무리였던 결정"이라며 작년 하반기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랐던 것에 대해서 무리한 등판이었다는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이어 "작년에 길게 쉬었더라면 올해 멋지게 나왔을 것이다. 이제 2012년에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며 김광현이 올시즌 멋지게 부활하기를 기원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한편 강연을 통해 김 감독은 수년간 자신의 오랜 경험에 따라 체득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혀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270명을 수용 가능한 페럼홀은 일찍부터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찼고 예정된 강연 시간이 지났지만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없었다. 종료 후 열린 사인회도 '아이돌 사인회'에 버금가는 정도의 열기를 보였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갈등 구도가 널리 알려진 이만수 SK 감독과 관련된 이야기도 언급됐다. 다만 '리더는 선수를 위해 야단을 똑바로 쳐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말하면서 "삼성(감독을 맡았을) 때 야단 많이 치고 그랬어요. 요새는 말 되게 안 들어요"라며 부드러운 위트로 가볍게 너머갔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출연하는 '지식기부콘서트N'은 22일 오후 10시 30분 케이블채널 KBS Prime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