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도움으로 머리를 잡아둔 채 스윙하는 타이거 우즈.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퍼들은 스코어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해가 바뀔 때마다 각오를 다지지만, 그 때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만큼은 연초 결심이 연말까지 지속되게 할 수 없을까. 골퍼들이 연초 흔히 경험하는 작심삼일 사례와 그 해결책을 찾아본다.
▲‘헤드 업’ 안한다; 임팩트순간 머리 위치가 어드레스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야 좋은 샷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 그런데도 1∼2초를 못 참고 머리를 들어버린다. 200m 드라이버샷에서 50cm 쇼트퍼트에 이르기까지 볼이 클럽헤드를 떠나 저만큼 갈 때까지 시선을 붙잡아두자. 퍼트라면 홀인 여부를 귀로 확인한다는 자세도 바람직하다.
▲퍼트는 홀을 지나치게 친다: 이 말뿐 아니라 ‘Never up never in.’까지도 외우는 골퍼들이건만 정작 퍼트할 때는 오므라들고만다. 프로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경주는 한 때 별명이 ‘Mr.one foot’(매번 퍼트가 30cm 짧다는 뜻)이었고, 김미현은 볼이 가까스로 홀에 다다를만큼 친다. 홀 뒤 30∼50cm 지점에 ‘임의의 홀’이 하나 더 있다고 상정하고 그것을 목표로 통크게 퍼트해보자.
▲적어도 티오프 30분전에는 도착한다: 그래야 여유를 갖고 첫 샷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골퍼는 없다. 그런데도 10분, 5분전에 헐레벌떡 도착하는 일이 비일비재다. 티오프 타임이 아침이라면 잠을 30분만 덜 자면 된다. 낮시간대라면 평상시 걸리는 시간에 30분을 더 감안한뒤 서둘러 출발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클럽선택시 동반자나 캐디 눈치를 안본다: 막 도착해 하는 첫 티샷. 스푼을 잡고 싶은데, 동반자들은 드라이버 티샷을 한다. 자존심도 있고 그들 눈치도 보여 내키지 않은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볼은 포물선을 그리며 오른쪽으로 날아가버린다. 동반자나 캐디는 자신의 스코어에 눈꼽만큼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연습장에 정기적으로 간다: 평생 연습장에 가지 않고도 제 스코어를 내는 사람은 ‘골프 천재’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연습장에 나가보려고 등록을 하지만, 서 너 차례 가고 끝이다. 연습장은 가능하면 거주지(집· 사무실) 근처로 정하되 실내라도 상관없다. 짬짬이 가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편하게 칠 수 있는 곳이면 된다.
▲‘내기 골프’에서 섣불리 배판을 부르지 않는다: 재미삼아 하는 ‘내기’라 해도 액수가 많아지면 지갑이 금세 홀쭉해진다. 특히 하수가 고수와 스트로크로 내기를 하면서 잃고 있을 때, 그것을 만회하려고 ‘배판’을 부르는 것은 자살폭탄과 같다. 지고 있는 골퍼가 마지막 서 너 홀에서 역전하는 경우는 드물다. 만회는 다음으로 미루고, 룰대로 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끝까지 마음을 놓지 않는다: 골프는 18홀 게임이다. 15, 16번홀 승자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15번홀 정도까지 앞서나갈 경우 ‘우정의 샷’ 운운하며 긴장을 풀어버리는 나약한 골퍼들이 있다. 그러나 18번홀 그린에서 장갑 벗을 때까지는 앞 일을 알 수 없는 법. 동반자들을 봐줄 수 있는 길은 라운드 후에도 있다.
▲라운드 전날 술을 마시지 않는다: ‘취타’가 더러 효험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숙취상태에서는 골프가 더 안되는 법. 스윙도 그러려니와 퍼트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 토요일에 골프약속이 잡혀있어 목요일까지 잘 참았는데 금요일밤에 술자리가 있을 경우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결과는 뻔하다. 라운드 전날은 ‘가족과 함께 하는 날’로 공포하는 것이 어떨까.
▲라운드 직전 배불리 먹지 않는다: 허기진 상태에서 라운드를 하는 것도 피해야 하지만, 포만 상태로 라운드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들은 티오프 두 시간 이내에는 밥을 먹지 않는다. 그들처럼 하기는 어렵더라도 정식보다는 스낵이나 음료수로 간단히 요기하는 것이 권장된다. 티오프 직전 또는 그늘집에서 배를 불리는 것은 동반자를 이롭게 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