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 벽두에 내건 화두로 올해 경영전략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어려운 경제여건속에서 에너지 자주개발률 20% 목표달성, 2조 달러 수출비전을 달성해 내려면 현실안주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전날 신년사를 통해 "2012년은 정치·경제적으로 힘든 한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노사가 어우러져 세계와 협력해 명실상부한 글로벌에너지기업으로 비상할 수 있는 적자의 길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올해 평택·통영 LNG 생산기지 증축 등으로 54만㎘ 저장능력과 638㎞에 달하는 주배관망을 추가로 확보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말이면 총 60기의 저장탱크(용량 886만㎘,404만t), 3660㎞의 주배관망이 연결된다.
해외사업 분야에서는 이라크 아카스사업의 운영사로서 첫발을 내딛고, 22.5Tcf(1Tcf는 2100만t)의 매장량이 확인된 모잠비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약사항인 에너지 자주개발률 20% 목표달성의 전초기지인 한국석유공사가 새해를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작년 영업이익이 10억 달러를 초과하는등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진정한 글로벌 석유개발기업으로 정착하려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공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인 지금 우리모두가 컨센서스를 유지해 성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올해는 'GREAT KNOC 3020(하루 석유생산량 30만배럴, 매장량 20억 배럴)' 달성과 함께 '포스트 3020'의 원년이 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공사는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활발한 사회공헌활동 등을 세심히 챙겨나간다는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수출역량 극대화를 올해 경영전략으로 제시한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연초부터 중소기업을 잇따라 찾는 등 '현장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계륭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 파주 소재 수출중기인 한성무역을 찾은 데 이어 3일에는 각각 부산·경남 중소 수출업체를 방문, 플랜트 업체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4일에는 울산 플랜트 업체와의 연쇄간담회 계획돼 있다.
조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년에도 유럽발 재정위기의 암운이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전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수출기업 지원에 나설 때”라며 비장한 각오로 총력지원을 당부했다.
지난해 초유의 '9·15 정전사태'로 국내 최대 에너지공기업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한국전력은 동계 에너지대책기간 동안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김중겸 한전 사장은 전날 신년사를 통해 공사 출범이래 최대 위기를 겪은 소회를 솔개의 일생을 빗대 피력했다. 40대가 되면 '갱생과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게 솔개라면서 “우리도 고행으로 ‘제2의 생명’을 얻게 되는 솔개처럼 혹독한 변화와 혁신 과정을 거쳐 ‘청춘 KEPCO’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며 일대 혁신을 펼쳐나가겠다는 각오다.
공사는 특히 지난해 두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2008년부터 누적된 적자로 전임 CEO가 피소를 당하는 아픔을 겪어 재무건전성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를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
현재 3% 수준인 해외사업비중도 향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경영환경 악화로 잉여인력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성장동력을 해외시장에서 찾도록 원전, 화력, 신재생 등 해외사업과 M&A(기업 인수합병)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