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향 기자)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이달 29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정함에 따라 중국 단둥(丹東)의 무역상들은 북한과의 교역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을 우려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발표한 19일 애도기간에 가무와 유희, 오락을 금지했으며 이에 따라 선양(瀋陽)과 단둥의 북한 식당들은 이날부터 모두 문을 닫았다.
단둥에서 이뤄지던 북한 관광도 20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신의주 관광상품을 판매해온 단둥의 여행사들은 "북한 내부 사정에 따라 당분간 북한 관광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매일 오전 단둥에서 신의주로 출발하던 관광열차도 이날부터 운행이 중지됐다.
중국 공안이 변경지역에 대한 단속까지 강화화면서 당분간 단둥지역의 겨울관광 역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19일 베이징에서 단둥으로 오는 열차에 공안이 올라 일일이 신분증을 검사했다"며 "전례 없는 일로, 외지인들이 위축돼 겨울관광 명소인 단둥의 온천 등을 찾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둥의 대북 무역상들은 애도기간 북한의 관공서와 무역업체들의 업무도 전면 중단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산업 시찰이나 무역을 위해 중국에 나왔던 북한 무역상들이 19일부터 서둘러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무역상은 "김일성 주석 사망 때도 모든 업무가 정지돼 교역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애도기간이 끝날 때까지 수·출입 업무가 전면 중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무역상은 "신의주 공장에 위탁가공을 의뢰한 의류가 제때 납품되지 않을 것 같다"며 "성탄절과 신년 특수를 노려 아랍에 수출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역상은 "북한측 파트너로부터 애도기간 공장가동이 중단될 수 있어 납기일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인건비가 싼 매력이 있지만 돌발적인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북한과의 교역이 늘 힘들다"고 토로했다.
북·중이 지난 6월 착공식을 한 황금평 공동개발이나 신압록강대교 건설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위원장 사망에 따라 북한이 내부 안정에 주력하게 되면 대중 경협을 돌볼 여력이 없을 수 있고 자연히 라선이나 황금평 공동개발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단둥의 한 주민은 "포화 상태에 이른 압록강철교를 대체할 신압록강대교 건설은 그나마 속도를 내고 있지만 황금평 개발은 착공식 이후 첫 삽도 뜨지 못했다"며 "북한 내부가 안정되기까지는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