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3D TV 대중화 실패 누구의 책임인가

2011-1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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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3D TV가 출시 된지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국내 판매량은 약 25만대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판매량임에도 3D영상을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다는 구매자들의 볼멘소리가 많다.

콘텐츠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3D영상을 제대로 감상을 하려면 3D전용 3D 블루레이 디스크(3D BD)를 가지고 3D 블루레이 플레이어(3D BDP)로 감상해야 한다.

국내 3D BD는 20여종 정도가 전부다. 삼성, LG전자의 3D TV를 구입하면 제공된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3D BD는 10개 안팎이다. 이마저도 소량만 출시된다. 재고가 바닥이 나면 3D BD타이틀을 구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삼성과 LG전자가 3D TV 기반 조성에는 소홀하고 판매에만 몰두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일반 BD도 자체 제작을 할 여건이 안 된다"며 "3D BD는 출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사가 기술에 집착한 나머지 인간을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사람들은 TV를 시청하면서 식사, 설거지, 친구와의 수다 등 다양한 행동을 병행한다. 입체안경을 쓴 채 '멀티태스킹;은 불가능하다.

애플은 이 지점에서 차별성을 보여준다. 애플은 1976년 개인용 컴퓨터 '애플I'을 출시했다. 이 혁명적 제품은 복잡한 명령어를 몰라도 마우스로 화면의 그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자는 애플의 정신이 반영된 결과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i(아이) 시리즈'의 뿌리이기도 하다. 애플은 내년 2월 '애플TV(iTV)'를 출시한다.

iTV에는 인공지능과 음성인식기술을 조합한 '시리' 기능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기존 TV가 구현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용자 환경을 실현했다. iTV 시청자는 리모콘을 조작할 필요 없이 말로 TV 전원을 켜고, 채널을 바꾸거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감상할 수 있다.

정부의 책임도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년 가까운 실험방송에도 3D HD방송 규격을 확정하지 못한 채 3D TV 판매를 허용했다. 소비자들의 3D TV에 대한 불신을 자초한 것이다.

결국 삼성, LG의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판매정책'과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이 3D TV를 '빚좋은 개살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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