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카니스탄서 여성 폭력 여전히 만연”

(아주경제 전재욱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줄이고자 이를 범죄행위로 간주하는 법률이 제정된 지 2년이 지났으나 유명무실로 드러났다.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서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프간 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여성 대상 폭력 2209건 가운데 검찰이 공식으로 조사에 나선 것은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중 실제 기소로 이어진 사례는 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법원이 판결을 내릴 때 새 법률을 적용하는 비율도 4%에 불과, 실질적인 법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행위의 상당수는 공식적인 법률 체계를 벗어나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근거해 처벌되는 사례도 여전히 빈번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샤리아를 근거로 하는 경우에는 가해자가 무죄로 풀려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혐의가 축소되거나 형량이 경감되는 것은 물론이고 종종 여성 피해자들이 ‘도덕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간주해 오히려 피해자를 처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당수 농촌지역에서는 분쟁 해결 수단으로 슈라(아프간 부족 원로회의) 등 다른 전통적인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엔 아프간지원단(UNAMA) 스테판 드 미추라 단장은 “지난 10년간 38%에 달하는 여성 취학률과 여성 국회의원 69명 배출, 여성 조종사 탄생 등 아프간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다소 고양된 점은 사실이나 불평등한 법 집행으로 이러한 진전이 빛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이와 관련해 아프간 정부가 나서서 모든 관리에게 일관되고 효율적으로 새 법률을 적용하라는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